현금이 400만원이나 든 지갑을 발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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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이 400만원이나 든 지갑을 발견한다면..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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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운전기사는 선행에서도 ‘모범’
-이광훈 중앙고속 기사, 현금 400만원 든 지갑돌려준 것 뒤늦게 알려져

서울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 부근의 H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모씨는 지난 2일 오전 7시쯤 차를 갖고 외출했다가 지갑이 분실된 것을 알고 발을 동동 굴렀다. 여성용 지갑에는 신분증과 신용카드 뿐 아니라 현금 400만원이 고스란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현금 400만원은 ‘필요한 용도’ 때문에 전날 찾아놓은 돈이었다.

이모씨는 “가방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가방지퍼를 다채우지 못해 지갑이 빠져나온 것 같다”며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발견하는 순간 끔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얼마되지 않아 지갑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었다. 고속버스 운전기사인 이광훈(57․청주시 모충동)씨는 중앙고속 숙소가 마련된 H아파트에서 동서울-청주 구간을 운행하기 위해 이날 아침 7시쯤 아파트단지를 걸어나오다가 이씨가 사는 아파트 동 지상 주차장 중 차가 빠져나간 자리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고 이를 경비실에 알렸다. 경비실은 지갑의 신분증을 확인한뒤 이모씨의 아들에게 연락을 취해 이를 돌려줬다.

지갑주인은 경비실에서 지갑을 주워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가 이광훈씨가 돌려준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114안내로 중앙고속 동서울터미널 사업소 번호를 찾아서 이 사실을 회사측에 알리고 소정의 사례와 함께 감사의 편지도 전달했다. 그녀는 편지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생각만해도 아찔하고 얼마나 큰 고통일까요”라며 “그런데 선생님이 저의 고통을 해결해주시고 행복을 제공해주셨습니다”고 썼다.

이모씨의 편지로 이 사실을 확인한 중앙고속은 직원들이 열람하는 내부전산시스템 자유게시판란에 이를 올렸고 교통신문에도 제보했다.

정해봉 중앙고속 기획팀장은 “이광훈기사님은 1993년 입사한뒤 지금까지 한번도 사고를 내지 않은 모범운전 고속기사로 지갑을 돌려줬을 뿐 아니라 이 사실마저도 평소 성품대로 주위에 알리지 않았다”며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현찰이 가득한 지갑을 발견했다면 어느 누구라도 유혹이었을 것이다. 물질만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세상에서 이기사님의 이러한 사례는 진정으로 중요하고 행복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광훈씨는 “어느 분이라도 지갑을 주웠다면 돌려주었을 것”이라며 “숙소 아파트 단지내에 사는 사람이면 이웃이나 마찬가지인데 지갑을 돌려준 것이 내세울건지 모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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