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적반하장(賊反荷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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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적반하장(賊反荷杖)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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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 충언역어이(忠言逆於耳)라는 공자(孔子)님의 말씀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몸에 이롭고, 충고하는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 이롭다"는 말이다.
중국 은(殷)나라의 탕(湯)왕이 곧은 말 즉, 직언과 고언을 하는 충신이 있어 흥했고 같은 나라의 주(紂)왕과 하(夏)나라의 걸(桀)왕은 무조건 따르는 간언과 감언을 일삼는 신하들로 인해 망한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교통관리실 산하의 일부 부서가 평일 낮에 민원을 제껴 두고 체육대회 등 단체 행사를 벌여 민원인의 불편을 야기했다는 본지의 지적(2002.4월29일 자)에 해당 부서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런 보도로 인해 과거 어느 기자는 교통관리실 출입이 금지 된적이 있다"는 협박성 항의를 하는가 하면 모 과장이라는 자는 "언론중제위에 제소하겠다"는 상식 이하의 한심한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또한 "설령 문제점이 있다 해도 그것을 감싸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해 본지를 마치 자신들의 형편과 이해 관계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홍보지로 착각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서울시가 발행하는 "새서울 뉴스"가 아닌 이상,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민원불편 사항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보도가 행위 당사자들로부터 제소 운운하는 수준의 항의를 받아야 하니 적반하장도 참으로 유분수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자구하나에 트집을 잡아 "어느 부서는 관련 단체 직원을 동원했지만 우리 부서는 그러한 사실이 없느니 만큼 이를 수정해 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으니,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는 듯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기자가 보도한 기사의 초점은 그 동안 숱한 지적을 받아왔던 정부 부처의 평일 낮 단체 행사가 최근 자제되고 있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강행됐고 이로 인해 크든 작든 민원인의 불편이 초래됐음을 지적한 것이었다.
반성은 고사하고 쓴소리와 비판적 내용을 겸허하게 수용하지는 못할 망정 적반하장 격으로 서운함을 표시하는 수준에서 벗어난 서울시 교통관리실 소속 간부들의 이 같은 행태가 혹, 현 고건 시장의 레임덕 현상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金興植 기자 shkim@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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