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대형트럭 수입업체, 철수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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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대형트럭 수입업체, 철수할까 ‘걱정’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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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 프라임 사태가 발단이 된 금융 불안이 실물 경제로 이어지면서 특히 운수업계의 경영이 힘겨워 보인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던 주요 산업들도 예외 없이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 자동차 업계는 IMF 환란을 극복한 경험이 있고 그 동안 내실을 다져왔던 경영전략 덕택에 미국의 빅3, 일본, 독일 등 주요국 경쟁 메이커에 비해 내성과 에너지가 비교적 단단하고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환율 상승으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최근 수입 대형 트럭을 보유한 운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MF 당시 다 떠났었다
최근의 원 달러 환율은 수입차 업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금융 불안에 따른 원 달러 환율이 사상 최대치로 치솟으면서 엄청난 가격 상승을 더 이상 버텨내기 힘든 지경까지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원 달러 환율은 연초 1000원대로 비교적 무난했으나 최근1400~1500원대로 올라 자동차를 수입하는 주요 업체들의 비용 인상 폭이 최대 60%까지 상승했다.
연초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는 1달러 당 900원대를 적정 환율로 산정해 차량 가격을 정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1500원대까지 치 솟은 환율로 수입차 업계는 ‘환율 쓰나미’를 정면으로 맞닥뜨린 것이다.
특히 가격 부담이 큰 상용차, 수입트럭 업계는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부 메이커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직면해있다.
소비자들의 걱정은 이들이 철수하게 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서비스는 물론 부품조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있다.
지금은 화물운송업에서 손을 뗐지만 IMF 당시 수입 트럭을 갖고 있었던 조 모씨는(경기 광주. 63)는 “내 기억으로는 한 업체를 빼고는 수입 트럭 업체 대부분이 한국을 떠났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 때 나는 물론이고 주변 동료들도 고장 난 차를 한 참 동안 세워 놓고 허탈 했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입트럭, 당장 내년이 걱정
원 달러 환율이 1300원대였던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수입 트럭은 대개 3~4개월 이후의 판매분을 미리 주문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경영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와 같은 환율상승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가격 인상과 같은 조치는 불가피 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었다.
원 달러와 함께 수입 메이커가 주로 유럽에 편중된 만큼 유로화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달러든 유로화든 그나마 대응능력이 있는 일부 업체 말고는 수입원가의 상승으로 최근 수 개월간 단 한 대도 팔지 못한 곳이 있을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수입 트럭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보다는 당장 내년이 걱정이다"라며 "건설 경기마저 악화되면서 차 값을 올린 이후 단 한대도 팔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한국에서 아예 사업을 정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어렵다는 요즘 수입 트럭을 갖고 있는 운전자들의 마음도 편하지가 않다.
수입 대형 트레일러를 갖고 있는 김 모씨(대전 49세)는 "IMF 때 모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서 철수를 해버려 마침 고장이 난 차량을 수개월째 세워 놓은 적이 있다"면서 또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했다.
어느 날, IMF 당시에 벌어졌던 것처럼 대부분의 수입사가 국내에서 철수를 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대형 트럭 사업자들이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수많은 화물사업자들의 원성을 들으면서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한국에서 보따리를 쌓던 업체들은 이후 전 국민이 뼈를 깍는 고통을 감내하며 IMF를 극복하자 슬그머니 들어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현재까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입 트럭을 갖고 있는 화물 사업자들의 이러한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엄청나다.
당장 차 값이 오르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환율이 1000원대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부터는 ‘장사를 접는 편이 낫다’는 것이 그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트럭 값 상당 수준 인상 불가피
특히 수리 및 정비에 들어가는 부품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대형화물차 사업자들은 고유가에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수입사의 철수로 제 때 수리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엄청나게 오른 부품가격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만 하다.
또한 자동차를 사는 것도 어려워졌다.
현대차의 현대캐피털과 같이 일부 계열 캐피탈사를 보유한 업체는 그나마 나은 형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까다로운 대출규제로 차를 사고 싶은 소비자가 있어도 마음 놓고 팔지를 못하고 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트럭의 경우 시장 경제에 민감한 수요 증감을 보이는 차종"이라며 "건설 경기를 포함한 국내 경제의 침체와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판매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대형 트럭을 파는 회사가 모두 국내 업체라면 걱정이 덜 하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유럽의 상용 메이커 대부분이 진입해있으며 혹여 영세한 메이커가 장사를 접고 또 그로 인해 애매한 화물사업자들이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닌지 미리 예방하고 점검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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