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노조와 美 ‘빅3’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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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노조와 美 ‘빅3’의 교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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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특히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그들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빅3가 파산위기에 몰렸지만 회생을 위한 미 정부의 자금지원 방안이 번번이 무산 된 것, 또한 유력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등 정치인과 국민들까지 “망해도 좋으니까 지원은 안 된다”는 등의 방식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미국 소비자들이 이처럼 가혹하게 빅3를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빅3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 독일, 한국 등에게 점차 시장을 빼앗기며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위기가 감지된 이후에도 빅3의 사치 경영과 노조의 이기주의적 행태가 계속되면서 미 국민들로부터 망해도 좋을 만큼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이다.

특히 파산이 임박한 심각한 상황에서도 수십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돈 꾸러 가는 길에 자가용비행기를 이용하는 안이한 경영진과 임금삭감을 거부해 끝내 자금지원을 무산시킨 전미자동차노조(UWA)의 극단적 이기적 행태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분노는 지금 최고조에 달해있다.

미 국민들은 “경쟁력 있는 자동차 개발에 소홀한 무능한 경영진과 노조의 이기주의가 위기를 자초했으면서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자동차 노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우리에게도 크든 작든 영향을 주고 있다.

앞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어떤 방향으로 해결이 될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완성차 업체가 이런 비슷한 위기에 처했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 절대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주변 상황과 상관없이 거의 해 마다 파업을 벌이는 노조를 보고 그게 밉상이어서 “잎으로는 절대 그 회사차는 사지 않겠다”고 했던 소비자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비슷한 긴급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정부가 나서면 ‘절대 반대’를 외치는 촛불시위의 장면이 뇌리를 스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자동차 노조는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일부 생산라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데 합의하기는 했지만 복지 및 임금, 성과금, 인력 구조조정 등에 대해서는 각사가 공히 첨예하게 대립해 있고 협의도 원만치 않은 시한폭탄처럼 불안스럽다.

노조의 대승적 양보가 절실한 시점이지만 완성차 업체의 한 직원은“우리 회사가 판매는 줄었어도 환율 때문에 매출액 규모는 엄청날 것”이라며 “연말 성과금이 두둑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동차 업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 노조의 이러한 사고방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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