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땀은 자기를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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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땀은 자기를 배신하지 않는다"
  • 최천욱 hillstate@gyotongn.com
  • 승인 2009.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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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광주광역시 북구 양산동에 위치한 청명카모터스 사업장에서 만난 김영민(23.사진)씨는 갸날픈 몸과 곱상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연예계 러브콜(?)을 받아 본 경험이 있지 않느냐는 말에 말없이 수줍게 웃었다.

김 씨는 지체장애 4급의 몸으로 지난달 열린 '2009 오토페스티벌' 외장관리기능경기대회에 출전을 했다.

"기억이 잘나지는 않는데 부모님 말씀으로는 1∼2살쯤 끊는 물에 손을 짚어 버려서 화상을 입었데요. 수술을 했지만 너무 어려서 신경이 죽어버려 현재의 모습을..."

신체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이 직종에 종사하게 된 계기는 "중·고등학교시절 차 디자인, 광택 등 다양한 사진을 보면서 커스텀에 관심이 많았고, 친구를 통해 이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3개월 넘게 고민을 했어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러다가 '자기 땀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과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지요"

더 좋은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남몰래 땀을 많이 흘렸다는 그는 "평소 광택 전문사이트를 자주 찾아 선배들의 노하우를 간접적으로 배우고 있다"며 "일을 하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글을 올려 해결책을 찾고 사장님과 직원들이 퇴근 한 후 직접 체험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들과 여자친구에게 항상 고맙게 여긴다고 한다.

"일을 하다보면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지만 어려서부터 편견을 가지지 않고 대해주는 친구들과 늘 격려를 해주는 여자친구가 있기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자신을 '행운아'라고 했다.

어린 나이에 힘든 일을 하다보면 짜증도 나고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묻자 의외의 대답을 했다.

"보통 제 또래라면 게임이나 음악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저는 산이 좋아요. 여자 친구와 함께 가까운 산을 찾아 등산을 하면서 기분전환도 하고 스트레스도 날리죠"

평소 근면하고 성실한 모습에 동료들의 칭찬도 자자하다.

함께 일하는 김경숙 씨는 "1년 동안 보았는데 한결같은 친구다. 보통 1달 정도 하고 그만두는 친구들과 달리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고객들에게 차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모습에 나이는 어리지만 '프로'의 모습을 느낀다. 남의 자식이지만 부모입장에서 뿌듯하겠다"는 부러움을 보였다.

시간이 흐를 수록 그의 갸날프고 미소년같은 이미지는 생각 나지 않았다.  내면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강인함이 그를 이끌고 가는 중심이었다.

인터뷰 끝내고 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자 간단한 장비와 도구를 익숙한 솜씨로 갖추고 작업장에 있는 차에 올랐다.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장갑을 벗어달라고 하자 그는 스스럼없이 손을 보여주었다.

그 손은 20대 초반 청년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당당한 '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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