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인-인터뷰] “동기부여, 배움의 시작입니다”
상태바
[오토인-인터뷰] “동기부여, 배움의 시작입니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3.0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 카포스 자동차 정비인의 날’
국토해양부 장관상 수상자, 김동필 기능장

“올해는 무척 바쁜 해가 될거 같네요. 어깨가 한층 무거워지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첫 수상자라는 상징성 때문일까.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3 카포스 자동차 정비인의 날’ 행사에 자리한 성남지프자동차공업사 김동필 대표(49)의 얼굴빛이 상기돼 보였다.

원래 밝은 피부톤에 홍기가 깃들다 보니 더욱 그리 느껴졌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이날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받은 그는 올해부터 두원공과대학교 자동차학과 겸임교수로 후학들을 양성하게 된 어엿한 교수 신분이기 때문이다.

산업체 협력 정규과정 강사와 경기도전문정비조합 수석 부이사장도 겸하고 있는 그에게 교수이자 대표, 조합간부로서의 1인 3역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상황이다.

하지만 그의 열정 앞에서는 기우다. 성남시 한 자리에서 20년간 정비업에 종사하다 2007년 늦깎이에 공부에 매진, 독학으로 기능장이 됐다. 자동차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에게 기능장 취득은 숙명과도 같은 과제였지만 먹고 사는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루 3~4시간씩 자며 꼬박 만 2년 동안 주경야독했다. 물론 모자란 잠은 낮에 틈틈이 채웠지만 나이 마흔 중반에 하는 공부가 만만치 않았을 터. “아내에게 잠 안자고 새벽까지 무리한다고 바가지도 많이 긁혔습니다. 학생이 아닌 생활인이 그것도 가장이 공부한다는 것은 집사람의 배려와 도움 없이는 힘들죠.”

계속된 낙방으로 1차 합격 유예 기간인 2년이 지나, 다시 1차부터 도전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반 포기상태인 그에게 아내는 마음을 비우고 다시 해보라고 힘을 줬다. 결국 기능장 시험이 2차에서 3차로 바뀌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합격했다. 기능장 3차 1기생이니 이젠 나름 자랑스러운 훈장인 된 셈이다.

강사로서의 첫 인연은 기능장이 된 후 중소기업청 현장파견형 교육강사 제의가 들어와 시작됐다. 분기마다 하는 강의였는데 1년 강의료를 받던 날, 만날 돈 주고 공부만 하다 좋아서 하는 일에 수고료까지 받으니 날아갈듯이 기뻤다. 그래서 친분이 두터운 카포스 인터넷 카페 회원들에게 수업료 전액으로 크게 한턱 쐈단다.

기능장이 된 이후 업계를 보는 눈이 넓어졌다. 배움이라는게 동기부여가 참 중요하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사실 정비 업계에는 그러한 동기부여 장치가 부족한단다. 더 배우고 싶어도 어떻게 배워야 할지 엄두를 못내는 사람이 많다는 것. 그래서 김 대표는 지난해 성남지회에 산업기사반을 개설, 30명의 학생들을 가르쳤다.

“8명이 자격증을 따서 25%의 높은 합격률을 냈어요. 학생 중에는 55세 중졸 형님이 계셨는데 그 분도 저 처럼 4전 5기로 산업기사가 됐습니다. 강의를 시작한 이후 가장 기쁜 순간이었죠. 그분께 고맙다고 몇 번 저녁도 얻어 먹었습니다(웃음).”

현재 대학원 2학기 휴학 중인 그에게 남은 것은 기술사다. 하지만 박사급 공부라 솔직히 어렵단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 꼭 이루리라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정비분야의 만학도로서 일가견을 이룬 그에게 정비인으로서 바람을 물었다. “이젠 블루칼라가 기술인으로 인정 받는 시대로 확실히 접어들었음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자식에게 정비업을 물려주려는 대표들도 많고요. 하지만 대기업의 진출로 정비업이 양극화되고 골목상권이 무너지는 현실은 꼭 바로 잡아야 합니다.”

2013년, 기술인으로서 인생의 황금기에 접어 든 김 대표에게도 정비업계의 현실은 녹록치 않은 걱정거리다.

문득 매년 2월 22일이 ‘카포스 자동차 정비인의 날’로 제정된 이유가 대기업과 정비업계 둘이서 더욱 상생하자는 깊은 의미가 담긴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 대표의 밝은 얼굴을 보는 것만큼 기분 좋은 상상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