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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림’의 존재 이유
최천욱  |  hillstat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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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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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성장세가 매섭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6만16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 국내시장에는 총23개의 브랜드가 현금할인, 무이자 할부, 고객 시승행사, PPL 광고 등의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유치에 여념이 없다.

얼마를 더 할인 해주고, 한 번이라도 더 언론에 노출시키느냐 등에 따라 각 브랜드마다 월말에 희비가 엇갈리지만,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독일차 4인방'의 시장 점유율은 거의 고정적이다.

베스트셀링카를 보더라도, BMW 520d, 벤츠 E 300,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아우디 A6 등이 각 브랜드의 ‘대표급 선수’다. 결국 판매되는 차량은 한정돼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점은 팔리는 차가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차들과 같은 소속의 모델 수(트림)는 상당히 많다.

1위와 2위 자리를 놓고 매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BMW 5시리즈, 벤츠 E 클래스가 내놓은 모델 수는 각각 16개, 11개다.

세단, 쿠페, 투어링, 카브리올레, 4매틱, 스포츠 에디션, 고성능 버전 등등의 미명하에 트림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잘 나가는 모델은 뻔한데 구지 많은 모델을 국내 선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해, 벤츠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모델을 소개해 선택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니즈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벤츠 E 300'을 탔던 고객이 E클래스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같은 클래스의 다른 차를 타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아니면 차 가격이 비싸도 남들과 다른 차 즉, 카브리올레 또는 쿠페 등을 타기 원하는 마니아층을 위해 새 모델을 들여오는 것으로보인다.

물론 이런 경우도 있지만, 한국이 워낙 프리미엄급 성격이 강한 시장이라 해외시장에서 실패한 차량을 투입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

이를 통해 부진의 원인과 이 차가 가지고 있는 장단점과 정비이력 등을 파악해 향후 차량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시키려는 ‘베타 테스터(Beta Tester)’의 성격이 깔려 있을 수도 있다.

수입차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한 차량을 국내 들여오는 경우는 없다"고 단언했다.

나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고 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특정 클래스나 시리즈 등을 기억하지, 구체적으로 '이 차의 성능이 어떻다'는 등의 생각은 뒷전이다.

선택의 다양성을 제시한다고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 비슷한 성향의 차들이 여러대 있다보니,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켜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과유불급이듯.

차는 쉽게 탈 수 있는 개념으로 인식돼야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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