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물류시대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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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물류시대를 준비하자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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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화물연대 파업사태가 종결된 지 3주가 지났다. 되짚어 보면 이번 화물연대 파업사태를 촉발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화물차량 공급과잉, 지입제, 다단계 알선구조와 같은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그 동안 정부에서는 화물차량 공급과잉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진입규제를 강화해 왔고, 건설업체의 하도급 구조와 유사한 다단계 운송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물류정보망을 구축하고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해 왔다.
최근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화주기업을 위해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선진 경영기법을 통해 화물차량과 운전자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물류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문물류기업인 C.H. Robinson의 경우 미국 내에서만 25,000개의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고 이들이 보유한 105만대의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화주기업에게 질 높은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업은 현재 미국 물류기업 중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선진 물류기업을 갖지 말란 법이 없다.
두 번째는 통제가 어려운 외부환경에 의한 문제이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사태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고유가로 인한 운송원가 상승이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날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화물연대만이 아니라 물류업계, 나아가 우리 경제 모든 부분의 주름을 깊게 하고 있다. 현재 물류기업들은 유류비 절감을 위해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류비 절감을 위해 기체를 개조하고 비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신규 항로를 개발하고 있고 이제는 정비부품, 면세품, 승무원 수하물까지도 줄이고 있다고 한다.
그 동안 국내 자동차 업계는 승용차에 비해 화물차의 연비 개선에 노력을 등한히 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정부가 화물차량의 유가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으로 LNG트럭의 보급을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차제에 자동차 업계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트럭 기술을 개발하는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화물차량의 수송 분담이 높은 나라이다. 때문에 경유를 주 연료로 하는 화물차량의 공해문제도 심각하다.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 물류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으로 철도나 연안 해상운송을 활성화하는 모달 쉬프트(Modal Shift)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저(低) 물류비 중심의 물류정책을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물류정책으로 전환할 시점이다.
지난 주 일본 도야코에서 열린 선진 개국(G8) 정상회담의 키워드의 하나가 온실가스 감축이었다. 특히 개최국인 일본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의 ‘후쿠다 비전’을 발표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저 탄소’ 강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 주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이 분야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도 산업 전반에 환경경영에 입각한 경영기법 도입을 확산하고 기술개발을 촉진시켜야 한다. 물류부문도 환경물류(Green Logistics)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삼성테스코의 경우 2012년까지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 하에 대형차량 운행, 친환경 용기의 사용 등 환경물류를 핵심전략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은 앞으로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우리는 환경물류에 있어서 아직 초보 단계에 있다. 거꾸로 보면 그 만큼 많은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다. 고유가 문제를 해소하고 국제적으로 에너지와 온실가스 감축 문제 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환경물류를 물류정책의 핵심 아젠다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화물연대 파업사태처럼 문제가 발생하면 온갖 처방을 내놓는 기존의 관행에서 탈피하여 이제는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우리 물류정책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환경물류, 우리 물류정책의 새로운 방향이자 또한 우리 물류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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