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승의 경매장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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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승의 경매장 가는길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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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유통 혁신은 '경매'

최근 중고차 유통업계가 경기침체 등으로 IMF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은 극심한 불황에 폐업에 전업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업체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안재승의 경매장 가는길'이라는 고정 칼럼을 통해 중고차 시장의 실질적인 침체 여부를 진단해보면서, 국내 중고차 유통시장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경매장을 비롯, 매매업계의 대응방향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요즘 중고차 시장과 관련하여 말한다는 것은 어쩌면 현실에 책임을 갖지 않아도 되는 이론가들이나 할 수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현상이나 사업성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업자들은 지금 그들의 인내를 시험이라도 할 것처럼 하루하루를 넘기기조차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같은 어려움은 비단 중고차 사업자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좀더 인내하면서 이 시기를 사업성장의 계기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중고차 사업부분에 책임을 지고 있는 실무자로서 그동안 고민해 왔던 중고차 사업의 유통구조와 관련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신유통 개념도입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가격 정찰제, 품질보증제의 정착과 위법적인 호객행위나 무허업자와의 거래등을 스스로 정화하는 결의가 있어야할 것이다. 이는 유통루트를 개선하려는 사업가의 새로운 개념도입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를 도와 줄수 있는 것이 공급물량을 확보하고있는 경매장을 활용한 물량확보 채널을 선택할 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업계의 법인대형화를 추진해야한다.
규모의 경제와 조직의 체계화로 인한 질서유지 및 체계적인 관리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위상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며 세무관리 차원에서도 법인형태만이 향후 사업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투명한 유통구조를 설정해야 한다. 즉 원매자→경매장→소매상→소비자로의 유통구조가 최적의 틀이 될 것이다. 경매장은 정확한 성능평가를 통해 신뢰성 있는 차량가격을 형성해주면서, 소매업자에게 필요한 시기에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매장의 성능평가 부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이를 실현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제도지원과 감시관리기능 강화가 뒤따라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중고차 유통은 특이하게 진행돼 왔다. 60년대 이후 70년대까지 소위 불공정의 표본이 되는 업종으로 자리매김하면서도 법조항 몇 개로 불법적이면 강제 법적조치 하겠다는 엄포성 입법을 추진해 왔으며, 세수의 증가를 위해 감사조치를 취해왔다. 따라서 중고차 업자들은 '당한 사람만 재수없다'는 식의 사고를 갖게 했다.
70년대 중반 들어 그나마 자체정화의 필요성과 자신들을 보호할 필요성에 따라 전국단위의 조합이 결성됐지만, 80년대 들어 신문광고나 지역정보지 등과 같은 개인 거래의 매개체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제도권 밖의 거래가 시작됐으며, 90년대 들어서는 인터넷 거래를 통해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변질됐다.
이제 정부는 제도의 틀을 과감히 개혁해 지속적인 지도관리 감독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여기서 문제의 답은 '경매장 육성'에 있다.
정부는 먼저 매스컴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경매업을 추진할 수 있는 사업가들의 투자의지를 고양시킬 수 있는 조치도 자연스럽게 뒤따를 수 있다. 또한 경매장을 이용하는 업체에 세수관리측면에서 해가되지 않도록 해주고 경매장을 통해 매매되는 차량은 그 시점에서 매도자의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를 맞춰줄 때 원매자의 경매장 출품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다.
다시 말해 유통구조 혁신은 사용자보호차원에서, 그리고 세수의 투명한 관리를 위해 전개돼야 하며, 이를 통제할 수단을 도매기능을 취하는 경매장을 육성발전 시키는 제도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기아경매장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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