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산업의 도전(산업연구원 이항구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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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산업의 도전(산업연구원 이항구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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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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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와 업계가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을 2012년까지 세계 4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비전을 설정해 놓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중국정부의 자동차산업정책 초안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자동차산업 육성의지와 치밀하고 장기적인 전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중국정부의 정책 초안에 나타난 특징을 3가지로 요약해 보면, 우선 자동차업체의 대형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이다. 이미 3대 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을 재편해 온 중국은 2010년까지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자동차업체를 탄생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정부는 자국업체가 내수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2010년까지 외국업체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50% 미만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WTO 가입에 따른 관세 인하로 예상되는 자동차 수입증가와 외국 합작법인의 무차별적인 내수시장 공략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중국정부는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고유 차종의 개발과 핵심기술의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기존 모델이나 구형 모델을 중국에서 단순 조립 생산해 온 외국업체들에게 중국내 연구개발투자의 확대와 기술이전의 가속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정부의 자동차산업정책방향이 시장개방을 통한 선진업체의 투자유치에서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세계 일류기업의 육성으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5위의 생산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금년에는 프랑스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설 예상이다. 중국 정부가 이러한 양적 팽창에 만족하지 않고 자국 자동차산업의 질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산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고 세계 4강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 모두가 합심하여 경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면서 소모적인 대립과 논쟁을 지양해야 한다. 비전만 거창하게 수립해놓고 실행계획이 부실할 경우 용두사미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년전 일본 자동차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중장기 성장전략의 부재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미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이 자국 정부와 공동으로 차세대 자동차의 개발에 나섰고, 중국이 자동차산업의 선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자동차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스스로 풀지 못할 경우 우리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일본과 중국의 낫크래커 속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이해당자자들 모두가 흩어진 역량을 다시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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