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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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의 의미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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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교통난 완화를 위해 지난 7월15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자율요일제 참여 차량이 현재 135만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지역 승용차 전체 등록대수의 63%에 달할 정도로 신청자가 많다는 자율요일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는, 지난 13일부터 미 참여 차량에 대해서는 공공주차장 출입 제한이라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 여론과 시각이 곱지가 않다.
일반 시민의 거부감은 물론이고 일부 공공기관조차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 등이 자율요일제 차량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의 10부제 차량 출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혀 시와 자치구간의 이상 기류까지 형성되는 부작용이 일고 있다.
이들 구청은 민원인의 항의를 도저히 감당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통계상으로 보면 도로에 다니는 10대의 승용차 중 적어도 절반은 이 스티커를 부착했어야 한다.
하지만 하루종일 찾아봐도 눈에 띄는 것은 일부 택시에 부착된 홍보 스티커뿐이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시가 그토록 매달렸던 자율요일제 스티커 대부분은 서랍 속 또는 재활용품 쓰레기통 등에 쳐 박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민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차량 운행을 할 지 모르고 또 공공기관 출입할 일 있으면 입구에서 신청하고 들어가면 되는데 굳이 부착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정동 극장 앞에서는 별관 출입을 위해 부착한 스티커를 열심히 떼어내는 차량을 목격한 적도 있다.
일산에 사는 이모(41)씨는 "민원실에 일이 있어 왔는데 자율요일제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았다며 주차장 출입을 막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껏해야 한 달에 한 두 번 들르는 공공기관에서 타 지역 차량까지 자율요일제 참여를 강제하고 출입까지 막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어느 날 시 간부회의 때 전체 간부가 자율요일제 추진상황을 보고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자율요일제'의 취지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도심 교통수요를 조절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공공주차장의 이용 제한과 같은 반강제적 수단을 동원, 이미 자율의 한계를 넘어서면서 선의의 참여자까지 실행을 꺼리게 만드는 역작용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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