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에 대한 또 한번의 생각(유광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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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안전에 대한 또 한번의 생각(유광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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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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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두 명이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 중에 있는 경항공기 '보라호'를 시험 비행하다 추락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지난 봄에는 한서대학교 교수가 경비행기 운항 중 역시 추락사고를 당해 사망했었다. 이러한 사고들을 경험하면서 경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항공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해 본 컬럼을 통해 문제를 제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우리나라는 경 항공기의 보유대수도 적고 운항활동도 활발하지 못해 경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안전대책이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근본적 문제일 것이다. 항공사의 대형 항공기 운항은 정부의 규제가 심할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나 취항하는 상대국의 간섭도 적지 않아 안전절차 수행이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경 항공기의 경우는 운항활동이 국내에서 이뤄지고 내국인의 활동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국제기구나 선진국의 안전에 대한 요구가 없고 우리 정부의 경우는 경 항공기 운항활동이 미미하다 보니 운항절차나 기술적 안전성에 대한 규제체계를 제대로 제정하고 적용하지 못했었다고 볼 수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는 이야기이지만 경 항공기 운항활동이나 경 항공기 산업은 항공산업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경 항공기 산업 없이는 절대로 항공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국민들의 경제·문화적 활동 변화에 의한 수요 증가에 의해 항공사의 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항공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항공기 기술·운항절차·안전대책 등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켜서 항공사의 비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항공안전에서 국제적으로 선도적 역할을 해야만 항공선진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항공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실력은 경 항공기 개발과 운항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점차적으로 시험 비행이나 레저스포츠·조종교육활동, 기타 항공기 이용 사업에 참여하는 경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안전절차나 규제 제도, 데이터베이스 마련 등 체계적인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경 항공기 운항에 참여하는 조종사나 운항지원 관련자들의 안전에 대한 태도 함양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항공안전은 흔히 조종사나 관제사, 정비사의 실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대부분의 항공사고를 보면 문제의 원인은 태도가 안 좋은 데서 출발한다.
미국의 CAA (Council on Aviation Accreditation)라는 항공교육관련 프로그램인증협회의 회의에서 항공사들은 대학에서 조종사들을 양성할 때 안전에 대한 좋은 태도를 갖도록 교육을 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영국에서는 운전교육을 하거나 면허시험을 볼 때 핸들을 항상 양손으로 잡고 핸들을 꺾을 때 좌우 양손이 절대로 교차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항공활동도 경 항공기로 처음 교육을 받을 때부터 안전절차를 철저하게 지키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안전에 대한 태도를 바로잡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고에도 불구하고 경 항공기 활동은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항공안전의 시작은 작은 항공기 운항에서부터이다.
이번 사고가 헛되지 않도록 개인적으로 조직적으로 개선 활동이 있어야 하겠다.
<한국항공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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