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항공보안대책(유광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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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항공보안대책(유광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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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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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이슬람 과격 분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테러 조직의 공격목표가 된 것이 확실해졌다. 테러와의 전쟁에 연루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전쟁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확실한 전투 태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처하다가는 또 한번 후회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자기의 목숨을 버리면서 실행하는 그들의 복수(?)를 막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더구나 테러와의 전쟁은 전후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전장(戰場)이 따로 없다. 군이나 정부 조직뿐만 아니라 상징적 의미를 갖는 목표물이나, 공격을 받으면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모든 장소와 시설, 인명이 보호 대상이 돼야 한다.
특히 항공운송산업은 9·11테러가 아니더라도 빈번하게 테러 조직의 공격 목표가 돼왔음을 상기하고 보다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항공기나 공항시설에 대한 공격은 테러의 효과가 커서 테러리스트들이 선호하는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
항공운송산업을 테러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주로 공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공항운영 당국이 주축이 돼 항공보안업무가 이뤄지지만 여러 관련기관과 업체들의 도움이 없이는 성공적인 항공보안 확보가 어렵다. 공항운영에 간여하는 기관들이 머무나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기 운항활동의 보호를 위해 설정한 보안 통제구역에는 수없이 많은 업체들의 종사자들이 출입해야만 하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노리는 취약점이 존재하기 쉽다.
또한 항공보안이 공항당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므로 첩보나 정보의 활용이 타 기관의 도움 없이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즉, 경찰조직이나 국가정보원 등 범죄 정보 및 첩보를 다루는 국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특수부대 요원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예방조치가 되지는 못한다.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예방 조치가 더욱 중요하다.
예방조치에는 철저한 보안업무 수행도 중요하지만 광범위한 정보나 첩보를 활용해 유연하고 효과적인 보안대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면, 신발에 폭약을 숨겨 테러를 감행하려는 사례가 있었다 해 몇 년이고 계속 승객들의 신발을 벗기는 일은 바람직스럽다고 볼 수 없다. 항공운송이 무리 없이 이뤄지려면 일정시간 이상을 승객들의 보안검색에 소비할 수는 없다.
제한시간 내에 효과적인 검색을 하려면 어차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할 부분과 다소 간과해야 할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상 신발을 벗기는 방법은 테러리스트들이 공격방법을 찾는데 효과적인 힌트를 주면서 승객들만 괴롭히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경찰은 혹시라도 공항의 보안 요원들을 경시해 독자적으로 항공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자만심을 버려야 할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지만 경찰에 신고된 협박전화의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공항 보안 조직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범인을 추적하다가 못 잡고 말았는데 그 시간 공항의 보안 조직이 관리하는 CCTV에는 범인이 전화하는 모습이 녹화됐었다고 한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경찰이 신고를 받고 공항보안부서와 즉각 협조를 했더라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사건이었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조직·공공기관·민간회사 모두가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항공보안 대책에 협조하는 것이 테러리스트들을 저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본지 객원논설위원=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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