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성과들은 항공산업인들의 각고의 노력의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요의 증대에 기인한다. 즉, 해외여행 수요의 급속한 증대가 공항이나 항공사의 구조적인 체질 개선이나 경영혁신 없이 과실을 따먹을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준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이와 같은 항공수요의 증가는 항공운송산업과 관련된 모든 조직이나 개인들에게 다행스러운 것이지만 급속한 수요 증대와 산업의 팽창과 관련한 문제들을 차분히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우선 고려해야 할 사안은 수요 증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공급력의 한계성과 이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의 문제이지만, 이러한 문제는 전문적인 연구 프로젝트로 다뤄야 할 과제이므로 논의를 유보하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보다 대중적이고 문화적인 측면의 과제에 초점을 맞춰 문제제기를 하려 한다.
항공수요의 증가에 따라 파생되는 문화적인 측면의 문제는 항공여행 대중화와 관련된 문제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공항 서비스의 문제부터 생각해 보자. 새로이 항공여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공항에서 수행되는 항공기 탑승 수속에 낯설을 것이다. 항공권 구매 과정에서 여행사를 통해 항공기 탑승과 관련한 간단한 절차를 안내받는 경우가 많지만 결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공항당국이나 항공사는 여객 청사 내에서 이뤄지는 항공여객에 대한 서비스에 신규 항공여행 참가자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는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고려해 봐야 한다. 항공기 기내는 매우 공간이 협소하고 사람들이 밀집돼 있으며 행동이 상당한 수준으로 제한을 받는다. 이코노미 클래스로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경우 보통 이상의 인내력이 요구된다.
신규 항공여행 참가자는 항공여행이 결코 화려한 외출이 될 수 없는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한 문제점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기내난동 행위 건수가 웅변해주고 있다. 기내난동 행위는 항공법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
즉, 비행 중인 항공기 기내에서 발생한 난동 행위는 지상에서 벌어지는 난동행위처럼 경범죄로 처벌되지 않고 항공안전을 저해하는 항공범죄자로 처벌받게 돼 상당히 무거운 형벌을 받을 수도 있음을 항공여객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항공사는 기내난동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사전 대책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기내난동 행위 결과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보안 대책의 강화로 항공기 탑승 시 소지할 수 없는 물품들이 많고 규정준수가 엄격하다. 항공사나 공항당국은 기내 반입 금지 품목에 대한 홍보를 공항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잠재적 항공여행자인 일반인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확대함으로써, 혼잡한 보안 검색대에서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항공사와 공항 당국은 항공수요 증가에 의한 수익 증대에 감사하는 마음을 항공문화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표시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양적 팽창에 의한 질적 저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본지객원논설위원·한국항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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