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후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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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인상후의 고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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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택시요금이 오는 6월1일부터 17.52% 인상된다. 택시업계는 환영을 표하면서도 4년 만에 올리는 데다 다른 모든 것을 제외하고 매년 물가상승율을 4%만 단순히 계산한다 하더라도 거의 사후 원가보전 수준이라고 말을 한다. 반면 택시이용자들은 서비스 개선은 나아지지 않았으면서 철만되면 요금만 되풀이 올리느냐며 불평을 터트린다.
이러한 택시업계와 이용시민의 널따란 간극 속에 서울시는 요금인상을 발표하면서 열악한 기사의 처우개선에 전액 쓰도록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시는 노사합의문도 모자라 법인택시 사업자들로부터 일정한 형식의 다짐까지 받았고 서울택시조합 이사장은 내년 10월 말까지 사납금 동결을 언론 앞에 천명했다.
이번 요금인상의 요지는 인상분을 기사처우 개선에 전액사용함으로써 서비스의 출발점인 기사의 친절도를 향상시킨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업계와 시는 이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택시를 만든다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그런데 업계와 시가 우려하는 시나리오가 있다. 요금인상의 저항감 때문에 일시적으로 줄어든 승객이 과연 과거처럼 일정기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인가의 여부와 사업주가 약속대로 사납금 동결을 제대로 준수하는 가의 여부다. 정순구 시교통국장은 지난 4일 요금인상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고 ꡒ택시승객 수요가 밑바닥이기 때문에 더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ꡓ는 낙관론을 폈다. 또 이강덕 서울시택시조합 이사장도 ꡒ3~4개월이면 회복가능하다ꡓ고 말했다. 그러나 비관론도 있다. 과거에는 요금이 두자릿수로 인상돼도 길어야 몇 개월이면 원상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대리운전의 성행, 경기불황, 자가용 증가, 버스와 지하철 등의 발달 등으로 교통여건이 변해 과거와 같이 쉽게 회복되지 않으리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만일 요금인상으로 승객이 현저히 줄고 이 마저도 업계가 예상하는 것처럼 3,4개월이 지나도 회복이 쉬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사처우개선은 늦어지면서 택시업계는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시는 현재 택시 기사급여가 평균 133만원 선으로 이번 요금인상 효과가 발생하면 평균 30~40만원 올라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버스나 지하철 운전자의 60~70% 선에 불과하지만 인생의 막장으로 전락된 택시기사의 의식과 이용자의 인식에도 서서히 변화가 오고 이에 따라 택시회사가 사납금을 올리지 않더라도 택시가동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엔 약속대로 요금인상을 빌미로 사납금을 올리지 않는다는 필연적인 전제가 따른다. 택시업계와 서울시는 이번 요금인상이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는 계기가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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