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위기 겪는 택배사업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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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위기 겪는 택배사업자협의회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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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초기부터 삐걱거렸던 '택배사업자협의회(이하 협의회)'가 현대택배의 회원사 탈퇴 이후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택배는 지난 7월 "한진이 회장사로써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 택배서비스단가 인하에 앞장서고 있어 더 이상 회원사로써 참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협의회를 전격 탈퇴했다.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택배의 탈퇴 이후 '빅 4사' 중 나머지 2개 사(대한통운·CJ GLS)도 협의회 운영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어 이 단체의 앞날이 풍전등화에 놓여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의회 창립 이후 시장에서의 덤핑현상이 오히려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라면 더 이상 (협의회를)존속시킬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진이 올해들어 서비스 단가를 인하하고 경쟁업체의 물량을 무리하게 빼 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가 인하를 이유로 회원사를 탈퇴한 현대측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 단가하락 현상을 처음 부추겼던 업체가 현대였다는데 있다.
한진·대한통운에 비해 후발주자였던 현대가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2위 그룹과 현격한 차이를 벌일 수 있었던 것도 단가인하가 주요 원인이었다 할 수 있다.
이후 6년 후 '단가 인하'라는 바통은 CJ GLS가 이어받았으며, 올해 들어 한진이 이 바통을 받아 좀더 빠르게(?) 뛰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협의회 내부적으로 공탁금을 걸고 수준이하의 단가로 영업을 하는 업체를 제외한 채 다른 회원사가 이를 가져가자는 웃지 못할 제안까지 나왔다고 한다.
협의회의 더 큰 문제점은 이렇듯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보다 태생적으로 한계를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이들 빅4사 외에 천일정기화물·KT로지스 등 중소 택배업체 15개사를 회원사로 두고 출범한 협의회는 창립 이후 9개월여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견해차가 커 결과적으로 업계 발전을 위해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할 '종합물류업인증제'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양 업계의 주장은 '강화론'과 '약화론'으로 뒤엉켜 있다.
이러니 협의회에서 한 목소리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포기해야 했다.
사정이 이러한데 업계에서 이를 존속시키려 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정책에 대한 구심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협의회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정부 관계자가 있을까.
업계가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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