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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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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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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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이동화 전 자공협 상무>



얼마 전 뉴델리에서 아시아 자동차산업에 대한 토론회가 있어서 인도를 다녀왔다. 인도는 필자가 처음 방문인데다 근래에 와서 경제성장률이 높고 자동차산업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어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방문했다.
1947년 영국의 지배에서 독립한 인도는 준사회주의 경제체제를 도입, 계획경제 하에서 상당기간 성장이 지체됐고 1990년대 초에는 외환 부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후 개방과 개혁 정책을 도입하고 무역 및 투자의 자유화를 추진하면서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의 증대,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 IT 부문 및 관련 서비스 부문의 성장 등에 힘입어 1990년대의 GDP 연평균 증가율은 5.7%에 달했고 2000년대 들어 더욱 가속도가 붙어 금년도 상반기 중 경제 성장율은 8%를 달성했다.
인도 정부는 현재 국가의 낙후된 인프라 개발을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삼고 도로, 전력, 공항, 항구 등의 확충에 진력하고 있다. 도로 인프라 확충을 위해 1999년부터 2대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는데, 하나는 델리·캘커타·첸나이·뭄바이의 4대 도시를 연결하는 약 5800㎞의 골든 커드럴레터럴(Golden Quadrilateral) 프로젝트이며 또 하나는 국토의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총 연장 7300㎞의 동서남북 수송로( North South East West Corridor) 프로젝트로서 구간에 따라 신규 건설 또는 기존의 고속도로 개선, 확충 등으로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고속도로 등의 인프라 개선과 경제 성장에 따른 개인 소득의 증가로 자동차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판매는 1990년대 초 연 35만대 수준에서 꾸준히 늘어 2002년에는 88만대로 증가했고 2003년 이후는 매년 20∼30%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여 금년도 판매는 16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의 내수가 9년 전에 최고 160만대 선을 기록한 후 지난 2년간 100만대 수준으로 급락, 침체되어 있는 것과는 퍽 대조적이다.
인도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향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자동차가 국내 수요창출을 선도하고 경제를 견인하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여러 가지 육성 정책을 쓰고 있다. 자동차 금융의 활성화 및 대출금리의 인하로 (18%→10%) 할부에 의한 자동차구입을 촉진시키고,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율인하로 국내경쟁가속과 자동차가격하락을 유도하며 소비세의 인하 등으로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산업에 대해서는 100% 외국인 투자를 허용함으로써 많은 외국의 글로벌 메이커들이 진출, 공장건설과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메이커로서는 인도자본의 마루티(Maruti), 타타(Tata), 힌두스탄(Hindustan), 마힌드라 & 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 등과 미국의 빅 3, 일본의 혼다, 도요타, 유럽의 피아드(Fiat), 스토다(Skoda·VW), 르노(Renault), 그리고 한국의 현대자동차등 세계 유수 메이커가 대부분 진출해 있다. 이 중 2004년도 승용차 판매는 경·소형차위주의 마루티(Maruti)가 점유율 51%로 1위이고 현대자동차가 17%로 2위를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현대자동차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차종은 압도적으로 경·소형차가 많으나 자동차가 신분의 상징이기도 한 인도에서 앞으로는 소득증가에 따라 소형차 및 중형차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의 수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 2000년 4만대에서 작년에는 19만대로 증가해 아세아에서 일본과 한국다음으로 수출이 많은 국가가 됐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의 소형차 상트로(아토즈)의 수출이 7만대를 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도로와 교통체계 등의 인프라 미비와 자동차 문화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급속한 자동차의 보급 확대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고도 있다. 대도시 러시아워대의 심각한 도로정체, 운전자의 무질서, 교통사고 사망율 급증, 배기가스로 인한 심각한 대기오염 등 인도의 자동차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적기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거대한 시장 잠재력, 정부의 적극적인 자동차산업육성정책, 풍부한 기술인력과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자동차메이커는 물론이고 세계의 유수 부품업체들도 공장의 신설 또는 확장을 서두르고 있어 향후 인도 자동차산업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급속한 자동차산업발전에 이어 인도의 활발한 성장은 향후 이들이 세계시장에서 특히 중소형차 부문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업계는 품질과 브랜드이미지의 가일층 제고와 고급화, 그리고 새로운 친환경차의 조속한 개발로 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최고 선진 자동차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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