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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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우정사업본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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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S의 매출실적과 하인즈 워드의 모델료를 연관짓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최근 기자가 지난해 국제특송(EMS) 사업 및 국내 택배사업부문 실적자료를 요청한 후 한국계 美 프로풋볼 선수인 하인즈 워드의 모델료를 문의하자 이 같이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하인즈 워드의 모델료와 관련, "한 언론사 기자가 확인되지 않은 금액을 보도해 곤혹스러웠다"며 "매출과 모델료가 연관된 기사가 보도되길 원치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인즈 워드의 모델료는 워드측 대리인과의 약속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지만 그가 세계적인 수퍼스타임을 감안해 볼 때 상당히 큰 액수일 것이란 예상만 할 수 있다.
국내 유수의 광고기획사 관계자에 따르면 하인즈 워드의 모델료를 정확히 산정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골프선수인 미셀위 수준(국내 부동산개발업체인 S사와 연간 14억원에 계약)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기업이 마케팅 차원에서 세계적인 스타와 모델계약을 맺는 것은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우정사업본부라면 얘기가 다르다.
기자가 짚고 넘어가려는 것은 우정사업본부가 민영 물류업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파격적인 행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택배시장에 이어 최근 3자물류시장까지 진출한다고 밝혀 불공정경쟁 논란을 야기시키는 등 민영업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의 물류부문 성적표는 우체국택배 1643억원, EMS 1553억원 등 총 3196억원이며, 경상수지 부문에서는 66억원의 적자를 냈다.
경영상태가 적자인 상황에서도 물류부문에 대한 투자비는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고, 광고모델료 또한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측에 따르면 이렇게 발생한 물류부문에 대한 적자 및 투자는 금융부문에서 지원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금융부문에서 돈을 벌어 물류부문에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공정 경쟁으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도 화가 나는데, 적자 상황에서 수 십억원을 들여 스타급 모델을 쓰고 있는 현실에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한숨을 내지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정부기관이다.
민영업계의 모범이 되진 못할지언정 원성의 대상이 되진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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