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전략적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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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의 전략적 제휴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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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자동차업계는 경영악화로 적자에 허덕이는 최대 거인 제너럴모터스(GM)사와 생산 규모 세계4위의 르노·닛산연합간의 제휴 추진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형태가 어떻게 되든 간에 이들의 제휴가 성사될 경우 세계 자동차업계의 경쟁구도는 크게 바뀔 것이며 일본이나 한국의 자동차업계에도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간 1000만대 이상의 공급능력과잉 상황에서, 한정된 시장을 두고 갈수록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글로벌경영을 펼치고 있는 세계의 자동차메이커들은 단독으로 모든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나가기가 어려워졌으며, 경쟁력의 제고와 보다 큰 시장 확보를 위해서 약자를 인수합병하거나 경쟁자와도 손을 잡는 전략적 제휴의 필요성이 커졌다.
자동차는 규모의 경제효과가 큰 산업이라 오늘날 코스트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연간 400∼500만대 이상의 대량생산규모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일부지역 시장만으로는 부족하며, 전 세계시장을 상대로 마게팅 활동과 판매망을 구축해야한다. 생산차종도 중·소형차 또는 고급차등의 특정분야 전문화로는 승산이 없고 경차에서 RV 및 대형 고급차까지 풀라인 체제를 갖춰야 한다.
또한 악화일로의 대기환경과 지구온난화문제, 고유가 등으로 인해 종래의 화석연료를 사용한 자동차로는 강화되는 환경기준과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획기적으로 연비를 향상시킨 하이브리드자동차나 무공해 연료전지자동차 등 미래형 친환경차를 조속히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최첨단 기술을 동원한 보다 안전하고 안락하며 편리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이상과 같은 세계시장확보 경쟁과 생산, 연구개발 활동에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된다. 제아무리 자본력과 기술력이 막강하더라도 이들을 독자적으로 감당해나가기에는 힘이 부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며 경제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자동차메이커들은 타사를 인수·합병하거나 경쟁사와의 상호 제휴를 통해 그들의 약점이나 문제점을 보강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시너지효과를 높여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가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은 과거에 명성을 날렸으나 경쟁력이 약해진 중소 전문 자동차회사들을 대부분 인수, 합병하였다. 포드사는 볼보승용차부문, 재규어, 랜드로버 등을 인수하였고, GM은 스웨덴의 사브와 한국의 대우자동차를, BMW는 롤스로이스를, 폭스바겐사는 스페인의 시트와 첵코의 스코다를 인수했다. 합병의 대표적인 예는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 간의 대등한 합병으로 태어난 다임러크라이슬러사이다. 제휴(Partnership)에는 자본, 생산 및 기술관련 제휴들이 있으며 그 사례는 수 없이 많다. 가장 경쟁력이 강하다는 도요타자동차도 GM과의 합작제휴로 미국에 NUMMI 공장을 건설하였고 첵코에는 프랑스 뿌죠사와의 합작공장이 있으며 BMW사와는 디젤엔진 개발을 위한 기술제휴를 맺고 있다. 르노자동차는 1999년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던 닛산자동차와의 자본제휴를 통해 일거에 생산 세계5위권의 르노·닛산연합체(Alliance)를 탄생시키고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닛산을 회생시킴으로써 세계 자동차업계의 강자로 부상했다.
금반 GM과 르노·닛산의 제휴 추진이 성공할지, 또는 성공하더라도 양 그룹이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상태이고 차종의 중복도 많아 어느 정도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경쟁 업체들은 제휴 자체가 가져올 불리한 영향과 경쟁력의 변화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도요타는 GM에 대하여 협력의 확대(하이브리드차량개발, 기술공조 등)를 제의하였고, 포드도 르노·닛산과의 제휴를 제안하였다고 한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이러한 제휴와 협력을 위한 파트너쉽 구축 추세와는 달리 우리의 현대자동차는 독자적인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동사는 기아자동차를 인수 후 규모의 경제 실현과 공동구매, 연구개발, 플랫폼사용 등에 의한 시너지효과로 경쟁력을 크게 제고했으며 동시에 품질경영의 강화로 단시일 내에 세계적 대 메이커로 도약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영의 가속과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친환경차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가 언제까지 단독으로 경쟁력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원화강세·고임금·고유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도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 발전을 위해서는 타 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객원논설위원·자공협 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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