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40&교통신문40=<39>인천공항 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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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40&교통신문40=<39>인천공항 개항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6.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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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월 공사끝 2001년 3월 오픈

바다를 메워 이룩한 최고의 공항
국력 입증한 쾌거에 세계가 놀라
각국 공항건설의 모범사례로 꼽혀


아시아나항공 3423편.
방콕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2001년 3월29일 오전 4시46분 길게 뻗은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은 순간은 우리나라 항공업계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기였다. 국제선 항공기가 김포공항을 뒤로 하고 인천공항으로의 착륙을 시작한 것이다.
인천공항 개항 이전 수많은 우려 속에서 개항 연기론까지 제기됐기에 성공적 개항은 국민의 뇌리에 깊이 박히는 하나의 사건이자 세계에 대한민국의 저력을 과시한 쾌거였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을 전후해서 각 국이 경쟁적으로 건설한 10여개의 신공항은 인천공항과 독일 뮌헨신공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개항을 전후해 혹독한 신고식과 시련을 겪었다.
1995년과 1998년에 문을 연 미국의 덴버공항과 홍콩 첵랍콕 공항은 수하물처리시스템 결함으로 대혼란을 겪었다.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을 여는 최초의 공항이라는 수식을 달고 싶어서 인천공항보다 하루 일찍 이뤄진 그리스 아테네공항 개항, 그리고 1998년 있었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의 개항은 혼란 그 자체였다. 컴퓨터 시스템의 결함으로 항공기 운항이 대거 취소되는 등 공항운영이 마비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바다를 메워 건설한 일본 간사이공항은 매년 2m씩 지반이 침하해 유지보수비용으로 수조 원을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공항은 그 나라의 얼굴이고 산업발전의 정도를 나타내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수준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시설이며 국가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200여개의 많은 나라가 있지만 인천공항 같이 허브를 지향하는 대규모공항을 자력으로 건설·운영할 수 있는 복합적인 기술력을 갖춘 국가는 미국·독일·프랑스·영국·일본에 불과하다.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이 왜 그렇게 세계 항공업계에서 회자가 됐으며 유례가 없는 성공 사례로 손꼽힐까. 왜 지금 공항 건설을 계획하고 있거나 공항 운영의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국가들은 인천공항을 배우러 오는 것일까.
인천국제공항은 면밀히 수립된 마스터플랜에 따라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으며, 현재의 인천국제공항 시설은 그 중 1단계에 해당된다.
공항의 시설이 얼마나 잘 갖췄느냐는 공항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인천국제공항은 계획단계에서부터 21세기 항공시장의 변화를 충분히 감안해 미래지향적으로 건설됐다.
먼저 인천국제공항은 지리적, 경제적으로 천혜의 입지에 위치하고 있다. 동북아 경제권역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거대한 잠재시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미주와 유럽지역 어느 곳이라도 항공기가 논스톱으로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륙과 떨어진 해상에 위치하고 있어 현대의 공항 운영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이라 할 수 있는 '항공기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해상매립을 통해 1700만평의 방대한 부지를 확보했기 때문에 향후 항공수요의 증가에 따라 공항시설의 확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해상에 건설된 공항임에도 다른 공항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건설되어 주변 공항보다도 가격경쟁력의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1980년대 말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와 더불어 항공수요는 급증하고 있었으며 그때까지 국제선을 전담하던 김포공항의 수용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심에 자리 잡은 김포공항을 확장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당시 김포공항 인근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으로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고소음기 운항금지, 심야시간 운항 및 정비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다소간의 민원을 해소할 수 있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 이에 따라 항공기로 인한 소음피해가 없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며 서울에서 1시간 거리 이내의 가까운 해안 또는 해상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당시 교통부는 1989년 수도권 신공항 건설방침을 결정하고 건설 입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면서 인천공항 건설계획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영종도를 미래 동북아시아 항공물류의 중심기지로 결정한 후 1992년 11월에 부지조성공사를 착수, 2001년 3월 개항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8년 4개월.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불리는 인천국제공항 건설에 투입된 인원, 장비, 자재는 가히 놀랄만하다. 투입된 인력은 하루 평균 1만400천여 명으로 공사 절정 시에는 하루 1만7000여 명에 달했다. 총 투입된 연인원은 약 1380만 명이다. 건설에 동원된 장비는 연 253만대, 골재(자갈, 돌)는 974만7000㎥로 15t 트럭 100만대 분량이었으며,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간석지를 매립하기 위해 쏟아 부어진 토사는 1억8000만㎥로 15t 트럭 1800만대 분량이었다.
공항 건설에 소요된 강관파일은 총 3만 2557개로 길이로 환산하면 1682km 서울과 부산 간 거리의 4배에 해당하며 사용된 통신케이블은 총 1만1079km로 서울과 부산 간 거리의 24배에 달한다. 이렇게 공항이 제 모습이 갖춰지는데 그려진 설계도면은 총 48만장에 달하며 이것을 한 장씩 쌓아올리면 180층 빌딩높이인 560m에 이른다. 순수 건설비만 5조6000억이 소요됐다.
이렇게 해서 투입된 인원과 물량에 버금가는 1700만평의 공항 부지가 조성됐다. 1700만평이라 하면 그 넓이가 어느 정도가 되는지 쉽게 가늠할 수 없지만, 여의도 전체 넓이의 18배에 해당하는 광활한 면적이다. 이곳에 국제규격의 축구장을 짓는다면 약 7000∼8000개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이 부지의 일부에 지금 인천공항의 1단계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1단계 시설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355만평의 부지 위에 길이 1.06km에 63빌딩 3배에 달하는 연면적 15만평 규모의 우리나라 최대의 단일 건축물인 초대형 여객터미널이 자리하고 있으며, 길이 3750m급의 활주로 2본이 장대하게 펼쳐져 있고, 공항 보안을 둘러싼 외곽 울타리의 총연장은 24.9km로 울타리를 약 1.5바퀴를 돌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셈이다. 또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100.4m 높이의 관제탑이 세계 41개국 133개 도시로부터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시설의 방대함만큼이나 다양하고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어우러진 곳이다. 하루 평균 7만여 명의 여객과 함께 정부기관에서부터 항공사, 상업시설, 위락시설까지 다양한 형태의 조직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천공항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국가라 할만하다.
인천공항에 존재하는 조직은 크게 네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공항 운영자 그룹으로 여기에는 인천공항의 주요 업무를 총괄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외에도 각종 시설의 유지·관리 실무를 담당하는 협력사가 포함된다.
두 번째는 공항에서 각종 영업행위를 하는 조직으로서, 항공사를 비롯하여 지상조업체, 그리고 면세점, 식당과 같은 각종 전문 상업시설과 물류업체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세 번째는 건설교통부, 법무부, 세관, 검찰, 경찰, 군, 검역소, 국정원 등과 같이 제반 법규를 관장하는 정부기관들이 있다.
네 번째는 호텔, 오피스텔, 쇼핑시설, 발전소, 골프장 등과 같이 공항 주변에 위치하며 공항이 직접 지원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통해 공항운영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시설들이다. 인천공항에는 이런 조직들이 580여개에 달하며 전체 종사자들만도 약 2만 4천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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