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신년특집] 숨겨둔 나만의 해돋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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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신년특집] 숨겨둔 나만의 해돋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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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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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불꽃에게 '용기 한 줌' 훔쳐오다


붉다 못해 하얗게 타버린 듯한 해는, 겹겹 능선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고깃배가 망중한 해를 맞으러 일손을 놓으니 어물망조차 정겨운 날이다. 먼 바다서 비릿하게 전해오는 희망의 넘실거림에 새해엔 '독야청청' 이내 인생, 너와 함께 맘껏 타보련다.
얼마나 지났을까? 붉은 물결이 온몸을 휘감을 즈음, 비로소 가슴에 얼큰한 물줄기 하나 흘렀다. 이젠 되돌아 갈 수 있는 '용기 한 줌' 온몸에 품고 발길을 돌린다. 소박한 어촌마을을 품은 마량포에서의 해맞이는 그렇게 소담스러우면서도 강인하다. 자식의 뺨을 어루만지듯, 그저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 품처럼.




# 해맞이의 진수가 이곳에 숨어있었네

●서천군 마량포=북쩍이고 번잡한 도시를 떠나 호젓하게 새해를 맞고자 한다면 마량포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서해바다의 넉넉한 푸근함과 일출, 일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마량포는 올해 호젓한 일출을 경험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금상첨화. 게다가 분위기 있는 등대와 같이 적당한 볼거리가 많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특히 마량포는 기상변화도 심하지 않아 해돋이를 볼 수 있는 확률도 높거니와, 동해 일출이 순식간에 끝나는 것과는 달리 이곳 일출은 서서히 서해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는 게 여간 이쁜 것이 아니다.
또한 마량포는 고즈넉하고 소담한 포구를 자랑하지만 일몰의 수려함과 일출의 강인함을 품고 있어 동해의 해맞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소문. 31일날에는 해짐이 길놀이와 축제도 있어 볼거리도 제법 있다. 호젓한 일몰과 해맞이를 즐기고 나서 사람들과 어울려 새해 소망을 비는 시간을 즐겨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



# "바다를 껴안고 한숨 자고 갈까나"

◆변산반도 모항="너 문득 떠나고 싶을 때 있지?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 따위 눈 딱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세상이 우리를 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안도현 시인의 '모항가는 길'이라는 시의 첫 구절이다. 시에서 느낄 수 있듯, 모항이라는 포구는 속세에서 한없이 밀려온 듯한 호젓함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모항은 서천의 마량포구에서 조금 내려오면 위치한 곳으로, 변산반도 끝자락에 빼꼼히 자리잡고 있다.
일출의 자태가 부드럽고 우아해 마음까지 푸근해지는 모항은, 일출의 호젓한 정취를 맛보기에는 제격. 특히 변산반도 일대의 드라이브 코스 또한 일품이다.
바로 이 곳에서부터 모항 →숯구덩이→까치당(작당)→왕포→곰소에 이르는 30번국도는 이탈리아의 나폴리→쏘렌토 해안도로를 무색케 할 만큼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굽이굽이 숨어 있는 황홀한 해넘이 포인트가 매력적인 곳. 그 중에서도 솔섬의 일몰과 함께 서해의 숨은 진주 모항의 일몰은 가히 환상적이다.




"통통배와 갈매기는 언제적 벗인가"

◆삼척 임원·장호항=통통거리는 고깃배 위로 갈매기가 떠다니는 고요한 어촌. 찬바람이 너무 거세 새벽 뱃길 나가는 아낙네의 얼굴은 온통 모자가 두겹 세겹 둘러처져 있다.
임원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새벽의 광경이다. 임원·장호항은 삼척항을 제외하고는 동해안에서 최고로 큰 포구. 떼지어 다니는 갈매기가 제법 그림을 만들고, 200m가 넘는 백사장이 정취를 더해준다.
사람이 적고 한적한 임원항 일출은, 은은한 주홍색 하늘빛이 일품. 동해안의 강렬한 일출과 서해안의 여유로운 일출의 중간쯤이라고 할까. 강렬한 열을 내뿜다가 일시에 주위로 넓게 퍼지면서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폼새가 가히 매력적이다. 특히 노곡리 방파제에서 보는 일출이 단연 압권이다.
임호항과 더불어 인근 일출명소로 유명한 또 한 곳이 장호항.
임호항와 마찬가지로 고즈넉하고 고요한 일출로 유명하다. 특히 용화·장호해변을 따라 아라비아 숫자 3처럼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해돋이 광경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일출 중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능선사이로 벌건 홍운(紅雲)이 가득"

◆목포 해제반도 도리포=무안 24번 국도를 타고 해제반도에 들어서면 길 오른편은 함평만이, 길 왼편으로는 신안 앞바다가 펼쳐지는 독특한 장관을 보게 된다. 양쪽으로 바다를 보는 것도 쉬운 경험은 아니것만, 월출과 일출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고 하니 떠나볼 만하지 않을까.
24번 국도를 타고 조금만 가면 송정리의 좁은 목을 지나고 용정리에 이르면 월두마을과 도당도행 진입로를 만난다. 이름 그대로 '달머리 마을'인 월두마을은 월출 감상지로 유명하다. 바로 이 월두마을 해변, 홀통 해변, 도리포 해변이 해제반도 3대 명소로, 31일 하루 먼저 도착해 1박2일의 일정을 잡아 여행을 떠난다면 월출과 일출을 동시에 보면서, 소원도 2번 빌 수 있지 않을까.
맑은 은빛 숭어가 노니는 도리포의 일출은, 몇겹 겹친 능선사이로 두터운 구름이 빨갛게 물들며 시작된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드리워진 홍운(紅雲)은 떠오른 해를 감쌀 정도로 두터워 일대 해변을 주홍빛 그림자로 물들인다. 온 세상이 하늘과 구름과 바다, 그리고 두둥실 떠오른 해만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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