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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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경고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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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금 지급을 요구하며 현대차의 파업이 벌어졌던 연초, 영업사원들의 판촉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새벽 시간에 한 시장을 찾았던 완성차 업체의 중역이 시장 상인들에게 곤욕을 치르던 모습이 떠오른다.

많은 상인들은 “밤 새 한숨 못자고 꽃을 팔아서 우리가 버는 돈이 한 달에 얼마인 줄 아느냐. 여유있는 사람들이 자격도 없는 성과금을 달라고 파업을 하면서 국민들을 이렇게 불안에 떨게 해도 되느냐”며 그를 몰아 붙였었다.

당시 곤욕을 치른 당사자는 “시장 상인들이 다시는 당신 회사의 차를 사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두려웠고 그들이 말한 ‘불안감’도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심성이 여문 국민들이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아 그럭저럭 현상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 판매현장의 위기감은 더 커졌다.

한 영업사원은 “자동차 구매 상담을 하면 처음 질문이 같은 급의 수입차를 지목하며 ‘가격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것”이라며 “수입차가 얼마인데 매일 파업만 하는 국산차가 뭘 믿고 이렇게 비싸냐고 되묻는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과거와 다르게 호의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산차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이라며 “FTA 반대 파업 이후에 고객들의 불만이 더 커졌다”며 노조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위기감도 크지만 대기업 총수가 말한 샌드위치론처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현재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게 딱한 상황이다.

미국 크라이슬러와 600만원대의 초저가차 개발에 나선 중국은 오는 2010년 1600만대의 생산대국으로, 일본의 고급차 시장 점유율 상승과 미국과 유럽 메이커의 공세적 전략으로 국산차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바늘구멍처럼 점차 좁아졌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는 유일한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결 같이 생산현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합리적 노사관계를 제시한다.

지금처럼 잘 팔리는 차종의 생산량을 확대를 위한 라인조정 하나까지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글로벌 메이커의 생산성과 중국의 저가공세에 맞서 생존하는 것 자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바깥을 쳐다 볼 것도 없이 최근 임금협상을 이유로 파업이 벌어진 완성차 업체들은 지금까지 분한 맘을 삭이며 그래도 애정을 보여왔던 성난 소비자들에게 아주 매서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현대 1위, 기아 2위, GM대우 3위는 정해진 공식이 아니고 노조가 아예없는 르노삼성, 무파업 임금협상을 이끌어낸 쌍용차가 이들을 앞서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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