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수입차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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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수입차 판매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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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시장의 고속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수입승용차의 판매는 2002년 1만6000대로 처음 국내 시장점유율 1%대로 올라서더니 이후 매년 20∼30%의 높은 증가세를 보여 올해는 드디어 5만대를 돌파하면서 5%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였다. 경제의 침체로 국내 자동차시장이 정체상을 보였던 지난 5년 동안에 수입차는 점유율을 5배나 키우며 국산차 시장을 잠식한 것이다.
수입차의 판매는 1987년 국내 자동차시장이 개방되기 시작한 이래 장기간 동안 점유율 1%도 안되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로 인해 미국과 EU로부터 지속적인 통상압력을 받았으며, 우리 정부와 자동차업계는 급속히 늘고 있는 국산차의 해외 수출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수입관세와 자동차관련 세율을 인하하고 국민들의 수입차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수입차 업계가 그들의 판매부진이 정부나 소비자들의 외제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불리한 세제 탓이라고 강력히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과거 고급 수입차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며 또한 환경과 연료절약을 위해 차가 클수록 중과세한 우리의 자동차세제가 대형 위주의 수입차에 불리한 면도 있었다.
그러나 수입차의 점유율이 그렇게 낮았던 근본 원인은 90%이상이 배기량 2000cc 이하의 중소형차로 구성된 한국 승용차시장에 수입업계는 거의가 2000cc 이상인 대형 고급차들만을 도입, 소량고가의 판매 전략을 취한데 있었으며, 이는 중소형차로는 국산차들과의 경쟁이 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수입업체들은 매출규모가 적고 이익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판촉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펴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IMF사태이후 한국경제의 대폭적인 개방과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국민들의 인식변화와 금융, 세제 등의 제도적 개선에 힘입은 수입차업계는 전시장 및 A/S 센터 확충, 광고선전 강화 등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펴고 동시에 다양한 모델을 투입하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따라 수입차의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판매량이 늘면서 원가가 내려가고 이익이 커짐에 따라 마케팅활동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었고 여기에 원화강세의 혜택까지 입어 가격을 인하할 수도 있게 됐다. 가격경쟁력이 커짐에 따라 이제는 투입 모델을 대형 위주에서 점차 중소형으로 확대하며 판매를 가속시키고 있다.
급속한 성장세에 고무된 수입차업계는 계속해 다양한 신규모델의 출시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새로 대형의 병행수입업체까지 등장하여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고급 브랜드만을 취급하며 신중한 마케팅전략을 펴온 닛산과 토요타자동차는 내년부터 그들의 대중브랜드 모델도 도입하겠다고 한다.
이제는 웬만한 사람이면 외제차를 구입할 수 있는 바야흐로 수입차 대중화시대를 맞게 될 것 같다.
반면에 국산차들은 계속된 고율의 임금상승, 낮은 생산성과 저효율 등으로 인한 원가부담으로 가격이 인상되고 있어 수입차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며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하니 현 추세대로라면 수입차업계가 공언하고 있는 국내시장 점유율 10% 달성도 시간문제라고 생각된다.
10%의 점유율은 현재 GM대우나 르노삼성의 국내시장 점유율과 동일한 수준이며, 이를 매출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수입차의 평균가격이 국산차보다 거의 3배가 높아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매출액의 30%나 차지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수입승용차의 시장 점유율은 자동차시장이 개방된 지 40년이 넘었고 수입관세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5∼6%에 불과하다. 수입차에 대한 일본차의 경쟁력이 그만큼 강함을 의미한다.
이제는 국산차 업계가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국내시장에서 수입차와의 경쟁에도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때라고 생각된다. 국내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 우위를 지키지 못할 경우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객원논설위원·이동화 前 자공협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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