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한국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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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한국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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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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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박사


경제에 관해선 자신만만하던 신임 대통령조차 요즘 경제위기를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 봐서 우리 경제사정이 정말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하긴 벌써 수년 전부터 예고된 미국 금융기관들의 모기지부실이 표면화되면서 국제경제침체는 이미 우리 서민경제부터 주름살을 드리워 온것 아닌가.
설마 하던 국제유가는 벌써부터 100달러를 넘어서고 밀가루등 식량자원에서 건축원자재마저 오르면서 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러다가 식량주권마저 훼손하면서까지 협상을 마친 한미FTA가 장차 미래한국의 아킬레스건이 되는건 아닌가하는 걱정마저 앞선다.
이러한 거시경제의 악화는 우리 관광산업에도 달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솔직히 말해 그간 관광산업이 어렵다고 했던 것은 정책적 관점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
정부입장에서 보면 갈수록 커지는 서비스수지 적자에 경상수지 적자까지 보태지면서 애가 타는 지점이 있었지만 관광업계로선 일부 인바운드의 부진정도야 급증하는 국민해외여행이나 국내여행으로 충분히 메꾸고도 남았다고 하면 지나친 얘기가 될까.
물론 개별기업차원에서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것은 시장때문이기보다는 난립한 여행업체간의 과도한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것이 타당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국제적으로 선례가 없는 아웃바운드 성장세에 성장임계치를 1200만에서 1500만으로 또 2000만명까지 늘려잡느라 당국자들과 연구자들이 애를 먹었을까.
어쨌든 최근의 경제동향은 심상치 않다. 우선 원화약세에 상대적으로 엔화와 달러화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금년 여름 해외여행을 계획해온 많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여기에 끝을 모르고 치솟는 국제유가는 필연적으로 항공료의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항공사의 항공권 발권수수료 축소움직임에 따라 여행사의 수입원이 압박을 받게되면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여행비용상승은 피하기 어려워진다.
또다른 문제는 현정부가 시장 중심성이 강하고 친기업적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다. 아마 지금은 곧 있을 총선 때문에 표면화되고있지 않지만 금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공공과 민간영역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더욱이 경제사정마저 단시간내 호전될 기미가 없다면 조정의 폭과 강도는 예상을 넘어설 공산이 크다. 또한 어떤 방향으로 수렴될지 이 시점에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영어집중교육이 성공할 경우 국민의 해외여행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해외여행을 밀어주는 배출요인(push factor)이 크게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행업계가 크게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인바운드의 상황은 이에 반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오는 과정에서 인바운드의 기반이라할 경험있는 인력들이 상당수 빠져나가고 전담부서마저 적지않게 조정된 것 등이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방한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왔던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향후 세계엑스포나 아시안게임 같은 확실한 성장계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새 정부도 향후 전례없는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대로 대통령의 관광산업지원 의지가 여러차례 확인되고 있고, 청와대에 문화관광부시절 관광산업본부장 출신이 문화체육관광 비서관에 임명되는가 하면 경제부처와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3월말까지 관광산업경쟁력 강화대책을 수립케한 것 등이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서울시까지 적극적으로 관광호텔에 대한 재산세감면 등의 패키지를 내놓으면서 인바운드에 대한 공공의 지원의지는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안심이 안된다. 왜일까?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제까지 우리는 구체적인 인바운드계획을 가져본 적이 없다. 물론 관광진흥5개년계획 등이 있지만 이들은 관광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비법정 행정계획으로 인바운드를 위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마케팅계획은 존재한 적이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와의 지리적 위치·역사적 교류관계는 물론 현재의 교역상황등 관계성과 해당국가의 경제수준, 여행행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면 우리나라를 방문할 시장의 잠재규모가 파악된다.
여기에 현재의 방한규모를 비교하여 나타나는 차이를 치밀하게 공략하는 것이 국제관광 마케팅계획의 요체가 되는것이다. 이런 계획이 없다보니 애써 만든 관광브랜드사업이나 각종 외국인관광객 유치사업들이 지극히 분절적이고 파편적으로 보이는 것이고 방한규모에 걸맞지 않는 한국관광공사의 방만한 해외지사운영 등이 계속되는 것이다.
물론 관련계획과 결과를 빠른 시간내에 내야한다는 관계당국의 부담감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오랫만에 온 한국관광의 중흥기회를 과거처럼 헛되게 보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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