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과 유가 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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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급등과 유가 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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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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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30일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유가는 배럴당 112.53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는 1년 전인 2007년 4월 30일의 유가 65.61달러와 비교하여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가격이다. 항공유의 경우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항공유 가격은 금년 4월 30일 현재 배럴당 무려 141.32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류소비가 막대한 항공, 해운, 육상 운송 등 운송서비스업에서는 기업 경영에 심각한 부담이 야기되고 있다.
항공업계에 있어서 연간 항공유 소비는 대한항공의 경우 3200만 배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500만 배럴에 달하여 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각각 3,200만달러(약 320억원), 1500만달러(약 150억원)의 비용증가가 발생하게 된다.
국내 A항공사의 경우 지난해에 금년 유가를 WTI 기준 배럴당 85달러로 잡고 경영계획을 수립했는데 최근 119달러까지 가고 있어 심각한 비용상승 부담에 직면해 있다.
B항공사의 경우 유가급등으로 인해 금년 1분기에 유류비가 지난해에 비해 50%나 늘어서 큰 폭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항공사는 유가가 110불을 넘게 되면 경상적으로 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유가급등으로 인하여 일부 노선의 감편 운항이나 최악의 경우 단기운휴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신규노선 취항 추진도 유가급등에 따라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항공유 가격 상승에 대한 세 가지 대안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항공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으로 이는 고객의 불만을 야기하고 결국 고객을 잃어버리게 될 위험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방안은 연료효율의 증대방안으로 이에는 연료효율이 우수한 신기종 항공기의 도입, 탑재물의 무게를 줄여 연료 소모를 줄이는 방법 등이 있다. 마지막 방안은 선물이나 옵션을 구매하여 헤지(hedge)하는 방법이다. 항공유 유가를 일정 가격에 사전에 헤지하게 되면 항공사는 비용관리 측면에서 보다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그렇지만 다수의 항공사는 비용상의 문제로 헤지를 하지 않고 있으며, 소수의 항공사들만이 항공유가에 대해 헤지를 하여 만약의 경우에 발생할 큰 폭의 유가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항공유 헤지와 관련해 말레이지아항공의 경우 금년 한해 소모 예상 항공유의 43%를 이미 전년도에 배럴당 89달러에 유가 헤지 하였으며, 2009년 소모 예상량의 13%를 95%에 헤지하였다. 유가 헤지에 힘입어 말레이시아항공의 2007년 순이익규모는 26억달러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해부터 헤지를 시작한 결과 현재 전체 유류소비량의 30%가 헤지되어 있다. 이로 인해 금년 1분기에만 약 200억원의 유류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에도 소비 유류의 일정 부분에 대해서 헤지를 하여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유가폭등과 말레이시아항공의 사례는 유가 헤지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유가 헤지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비용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유가 헤지는 비단 항공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고에너지 사업군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리스크관리기법이다.
◆헤지(Hedge)=가격 변동에 의한 손실을 줄이려는 방법으로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이 발생시 그 차액이 손실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재무적 기법으로, 미래의 일정 시점에 해당 물품을 지정된 가격에 거래하기로 하는 약속을 사고파는 것.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서 실시할 수도 있고, 일부 품목(금, 광물, 원유)은 선물시장을 통해 실시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의 항공유는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헤지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객원논설위원·김강식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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