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잔치에 재 뿌린 환경부
상태바
남의 집 잔치에 재 뿌린 환경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0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부가 자동차시민연합이 준비하고 주관한 ‘친환경운전왕선발대회’를 후원하면서 남의 집 잔치를 제 집 잔치인 것처럼 생색을 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달 30일 교통안전공단 성산검사소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직접 참석할 만큼 고유가와 환경오염으로 골머리를 앓는 시기에 적합한 행사였다.

시민단체 주관으로 알려진 이날 행사는 그러나 사실상 환경부가 주도했다.

행사 진행은 물론 대회 참가차량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순위 산출 과정까지 환경부 직원들이 전반을 맡았다.

이 때문에 현장 도착이 지연된 장관, 시작부터 매끄럽지 않은 진행의 행사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이 드러내 놓고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지만 일부는 "시민단체 주관 행사에 왜 환경부가 생색을 내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이처럼 남의 집 잔치를 제 집 잔치로 착각한 환경부는 최종 순위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기준과 과정을 주도한데 이어 순위 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된 연비와 배출가스 측정치를 대회 참관인은 물론 참가자들에게 조차 전혀 공개하지 않아 원성을 샀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연비와 배출가스 측정치를 입력해 순위를 매기는 ‘엑셀’ 파일의 연산 착오로 그제 서야 이런 저런 수식을 적용해가며 곤욕을 치렀고 급기야 완성차 업체 직원이 나서서 수습을 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특히 배출가스 측정치가 표시되지 않은 차량이나 ‘-’ 로 표시된 차량의 측정치를 모두 ‘0’으로 환산하는 등 이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순위를 매겨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을 황당하게 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를 지켜본 기자가 해당 자료를 공개 해 줄 것을 요구한데 대한 환경부 직원의 답변이다.

모 과장은 “다음 주에 환경부 출입기자단과 식사 약속이 잡혀 있으니까 그날 보도자료를 내자”며 부하 직원에게 지시했고 직원은 “자료를 검토하고 다듬어서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시민단체조차 “자료 공개가 문제 될 것 없지 않냐”고 했지만 환경부 직원들은 묵묵부답이었다.

환경부는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에게조차 순위는 물론 연비와 배출가스 측정치조차 공개하지 않아 그들을 황당하게 했다.

남의 집 잔치상을 아예 뒤 엎는 횡포를 부린 것이다.

마땅히 투명하게 공개되야 할, 그리고 대회를 준비하고 주관한 단체가 요구하는 자료를 왜 다듬어야 하고 하필이면 환경부 출입기자단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공개하겠다는 것일까.

1등에게 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상금이 수여되는 대회의 순위 결정 과정에 환경부가 개입한 것은 아닌지 공연했으면 하는 의혹이 생기지 않을 수밖에 없다.

아니면 환경부가 남의 집 잔치를 제 집 잔치처럼 생색을 내고 싶어하는 전시행정의 구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