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oney 카드기, 모든 택시에 제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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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oney 카드기, 모든 택시에 제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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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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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섭/서울개인택시조합 통신회 부회장>


세상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생활 속에 당연시 받아들여지는 것들이 있다. 핸드폰, 신용카드, MP3 등 이같은 것들의 특징은 천천히 그리고 아주 깊숙이 우리생활 속에 젖어들어 종래에는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 되고 우리생활을 구속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최근에 택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콜시스템, 카드결제기가 어느새 이용 시민이나 사업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장치들이 돼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시민들의 택시이용의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서울시에서도 전체 택시로의 확대를 위해 수백억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원은 시민을 위한다는 면에서 지극히 타당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에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택시에 필수품이 돼 이젠 운행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인 카드결제기를 브랜드 택시 가입 차량에게만 제공한다는 황당한 사실을 접하고 이와 같은 정책이 왜, 누구를 위하여 이뤄지는지 답답한 마음에 T-money 카드기 정책과 관련, 기본적인 것에 관해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 정책은 본래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택시에 제공하고 있는 T-money 카드기는 서울시민에게 택시이용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택시에 카드결제기 시스템을 갖추는데 엄청난 자금, 인원, 행정력 등 서울시의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노력했고, 그 결과 현재 서울시 전체 택시의 약 40% 이상이 카드결제기를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장착률, 카드결제기 이용률을 감안할 때 조만간 카드결제기 장착은 모든 차량에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로 인한 카드문화 정착은 시민의 택시이용 편리성 제고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지, 브랜드 콜택시 가입대수 확대라는 한정된 목적을 가지고 이를 이용하려 한다면 어찌 올바른 정책집행이라 하겠는가.

둘째, 공평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지나치게 주관적이거나, 일방적인 판단에 따라 어느 한쪽만을 위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같은 크기의 피해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카드기를 장착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브랜드 콜에 가입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브랜드 콜 사업자를 배려하고 인위적으로 양적인 확대를 의도하는 일방적이고 공평성을 잃은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브랜드 콜 활성화는 브랜드 콜 그 자체로 경쟁력을 확보해 다수의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지 좋은 제품(카드결제기)에 끼워팔기 식으로 가입자를 유도해서는 안될 것이며, 이는 카드기 장착을 원하는 사업자의 피해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상생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면 이 또한 가치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없다. 시민도 원하고 택시사업자도 원하는 이토록 좋은 정책을 시행하면서 택시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참여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브랜드 콜택시 가입을 전제 조건으로 계속 주장한다면 이는 상생이 아닌 희생의 강요이다. 희생의 강요는 이후 또 다른 부작용으로 작용해 택시이용에 카드결제문화를 지연시키고 예상치 못한 불만의 민원을 야기할 뿐이다.

조기에 서울시에서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이로 인해 그동안의 서울시 노고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 브랜드 택시는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해 생존의 길을 모색함이 타당하지 어느 한 쪽의 희생을 통해 생존하려 한다면 브랜드 택시의 앞길은 지금보다 훨씬 더 험난한 길을 가야할 것이다.

지금의 현실은 너나할 것 없이 힘들고 괴로운 경제불황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며 어느 한순간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 수 있는 가히 아슬아슬한 외줄에 서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렇게 험한 역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고 어려운 현실을 희망으로 안내하는 전도사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택시사업자들이다. 정책 결정자들은 그들의 노고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의 희망섞인 말 한마디가 우리를 긍정의 사고로 이끌고 결국은 위기극복의 원동력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직한 정책을 제공해야 한다.

정책이 정직하지 못하면 피해는 시민의 몫이다. 다시 말해 카드결제기는 시민의 편의를 위해 시민의 돈으로 공급된 만큼 택시 사업자가 장착을 원한다면 누구든지 모두에게 조건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것이 시민의 세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민을 편안하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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