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뉴딜과 관광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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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뉴딜과 관광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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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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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는 지난달 사회 안정 속에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정책기조를 새롭게 정리했다고 한다. 이른바 이제까지의 녹색뉴딜정책에서 휴먼뉴딜을 양대 축으로 한다는 국정 운영의 틀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세계적 현상이라고 할 중산층의 붕괴에 대해 인적자원 투자를 통해 위기에 대한 대항력을 키우고, 우리사회의 성장잠재력을 높여 미래 중산층을 두텁게 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회전반의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염려하던 터라 이번 정책변화는 참으로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우리 관광의 사정은 어떤가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관광'하면 일반인들은 물론 정치권의 시각은 대체로 고용창출효과를 먼저 떠올리는 것 같다. 하기야 관광사업의 취업유발효과를 보면 관광객 지출 10억원 당 22.9명으로 제조업 12.1명의 두배에 달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고 고용만으로 관광의 효과를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관광을 통한 고용의 양적효과에 비해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형편없기 때문이다. 관광산업 특유 계절성(seasonality)과 함께 비숙련 노동자의 고용범위가 넓기 때문에 고용의 안정성과 급여수준이 대체로 나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관광의 고용정책은 핵심인재 중심과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기여할 정책 등 두 가지 트랙으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상적으론 관광산업의 고용구조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새롭게 관광산업에 진입하는 비즈니스형 호텔의 경우 지금까지 1객실 1종사원체계가 무너지고 10객실 1종사원 체제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1만개를 넘어서는 여행업계도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라는 미명하에 과거의 모찌꼬미식 고용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속상한 일이지만 해당 기업을 욕하거나 비난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본다. 기업의 입장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며 드는 의문은 과연 우리 관광산업의 고용구조가 선진형이냐 후진형이냐를 고민하게 된다.
국제 교역 등에서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 과연 그에 걸 맞는 발전을 해오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반면 관광선진국이라 할 나라들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그곳에도 미숙련 관광 종사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배출된 관광인재들이 세계의 모든 고급호텔과 리조트, 여행사의 매니저나 최고경영자로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미국과 스위스, 스페인, 프랑스, 호주 등 각 나라의 호텔이나 요리기관등은 스타매니저나 스타 세프를 꿈꾸는 세계의 젊은이들을 끌어 모으는 국제적 관광교육 허브이다. 일반 관광객들에 비할 바 없이 긴 유학시간 동안 교육비와 함께 훨씬 많은 돈을 자국에서 소비케 하면서도 교육이 끝나고 나면 자국과 해당기관의 권위와 브랜드를 전파하는 전도사로 전환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문대학을 포함해 대학원과정까지 180여개 대학에 관광관련학과가 있다고 한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숫자가 많다는 것만을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 몇 년 전에도 관련연구를 통해 확인되듯 우리 관광산업이 요구하는 학업내용이 교수들의 지식영역이나 관심분야와 다른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문대학과 4년제 학부의 졸업생은 전체 인력수급구조에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기술적 숙련이 요구되는 과목이 4년제 학부학생에게 요구되고, 이론적이고 현학적인 과목이 전문대학 학생에게 요구되는지도 의심이 된다.
마찬가지로 왜 전문대학 교수들에게 박사학위를 요구하는지, 왜 4년제 대학 교수임용에서 현장경험을 우선시하는지 아리송하다. 한편으론 1년에 1,000만원 이상의 교육비를 부담하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개인 취미생활이나 용역, 정치판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조로(早老)하고 불성실한 교수들에 대한 평판에서 우리 관광학과 교수들이 자유로울 수 있나하는 걱정도 하게 된다.
21세기 세계적 추세는 영역간 복융합과 통섭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의 인재상도 예전의 특정분야에 한정된 스페셜리스트를 회피하고 있다. 사회전반과 다른 분야의 지식을 겸비한 제너럴리스트인 동시에 특정분야의 스페셜리티를 요구하는 T자형 인재를 넘어서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능력까지를 포함하는 A자형 인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관광선진국을 꿈꾸는 우리사회와 대학이 과연 이런 인재들을 육성하고 배출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질문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된 것이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관광당국과 관광산업의 무관심과 무책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기업내 교육프로그램도 없고 산학협동도 형식에 그치고 있고, 졸업생들의 해외취업채널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이 분야에 대한 논문이나 아이디어 공모도 없었고, 면학을 고취시킬 학생논문대회나 실기경영대회, 장학금들도 턱없이 부족한 것 등의 복합적 결과인 것이다.
정부의 이번 휴먼뉴딜정책은 우리사회의 존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으로 정부가 나서 새 틀을 짜는 마당에 우리관광의 교육도 이때를 놓치지 않고 새롭게 변해야한다는 절박함을 말하고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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