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공급가격 공개제도의 실효성
상태바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제도의 실효성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이 공개돼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정유사 공급가격이 공개된다 해도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 거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평균 가격이 공급되면 오히려 업체별로 가격을 담합,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름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제도’가 계획대로 시행되면 5월부터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주간 단위로 공개될 예정이다.

관련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고, 정부는 공개 방법을 정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다듬고 있는 상황이다. 정유사들의 경쟁을 유도해 휘발유·경유 가격을 낮추자는 게 정부의 의도다.

정부가 기름값을 잡기 위해 그동안 수입업체 활성화를 위한 제품 관세를 인하하고, 특정 정유업체 기름만 팔도록하는 폴사인제를 폐지했지만 정작, 시장은 고요하기만 했다. 때문에 정부는 정유업체의 ´영업비밀´을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 공개라는 초강수를 빼들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핵심 영업 기밀을 공개하라는 얘기냐. 외국에도 이런 예는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급가를 공개하면 과연 휘발유 값은 얼마나 내려갈까.

정유업체들은 별로 효과가 없을 거라고 전망한다. 정유사들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리터당 20원가량에 불과해서 더 낮출 여지도 없고, 평균 가격을 공개하는 것이라 개별 주유소들은 소비자들에게 별로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다시 말해 주유소의 입장에선 “정유사로부터 그 값에 안 받는 데다 여긴 땅값도 비싸다”고 하면 끝이다.

반면 지식경제부는 “얼마일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인하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할인카드나 사은품 등을 고객에게 나눠주며 벌이는 경쟁이 ‘가격’에 좀 더 초점이 맞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가격공개를 통해 소비자의 어깨의 짐을 덜어주는 가격 인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반신반의하고 있다. 자칫, 가격도 못잡고, 오히려 부작용만 키우는 꼴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다각적인 시각으로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