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구자명 국토해양부 교통안전복지과장
상태바
특별기고=구자명 국토해양부 교통안전복지과장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0.0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측보행, 이제는 생활 습관이다

작년 10월 우측보행 시범실시 이후 지하철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초기에 혼란스러웠던 모습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고 시민들의 자율적인 참여 속에서 우측보행이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2월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우측보행을 실천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웃도는 59.6%가 나왔다.
이는 우측보행 실시 이전의 21.5%보다 약 38%가 상승된 것으로 보행문화 개선의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다. 특히 우측보행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93.3%로 조사돼 앞으로 꾸준한 홍보, 안내 등을 통해서 우측보행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921년 조선총독부가 규칙으로 정한 좌측보행은 우리 생활에 관습처럼 확고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어릴 때부터 사람은 왼쪽 길, 차들은 오른쪽 길이라는 원칙을 당연하게 받아 들여, 보행문화의 편의를 높이는 데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측보행으로의 전환은 아래로부터의 요청에 의해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간헐적으로 제기되던 보행문화의 개선과 우측보행으로의 전환은 2007년 국민제안과 언론사의 방송을 통해 국민적 이슈로 제기됐고, 정부에서는 관계부처가 모두 모여 이 문제에 대해 회의를 하고 한국교통연구원을 통해 2년간의 과학적인 연구를 진행토록 했다. 
이를 통해 우측보행이 보행의 편의성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우월하며, 우측보행을 보행자가 심리적으로 더 편하게 느낀다는 결과가 도출됐고, 각계 의견수렴 결과 역시 보행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에 정부는 2009년 10월부터 우측보행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게 됐다. 
물론 우측보행문화가 일본, 영국 등 소수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가에서 습관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라든지, 우리나라도 과거 대한제국 시대에는 우측보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다는 점 등도 우측보행으로 보행문화를 전환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됐다.
정부에서는 시범시행 기간 동안 보행문화 개선을 위해 필요한 지하철?공항 등의 에스컬레이터 개선 등 교통시설에 대한 정비를 차질 없이 개선했다. 그리고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우측보행 안내 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했다.
이에 당초 어렵게 보이던 보행문화의 변화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일어났다. 오히려 이제는 좌측보행이 오히려 낯선 느낌을 갖게 한다는 의견을 주는 시민들을 보면서 우측보행의 성공적인 정착을 확신하게 된다.
시범시행 기간 동안에 주로 대중교통시설에서의 보행문화 개선에 주력했다면, 오는 7월부터 우측보행이 본격 실시되면 향후에는 보행자가 많은 보도나 산책로는 물론 등산로 등 전체 보행 장소에서의 우측보행 실시를 유도해 편리하고 안전한 보행문화가 확산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보행문화 개선이 장래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데는 초등학생 등 학교에서의 배움이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그 동안 좌측보행을 중심으로 안내되어 있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우측보행 내용으로 고쳤으며, 앞으로 2학기 교과서 내용도 바꿀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보행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정부에서는 학교현장에서의 보행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해 보행유도표시 등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할 예정에 있다.
보행문화 개선은 정부가 강제로 이끌고 간다고 해서 성공적인 정착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시설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나, 백화점, 병원 등을 운영하는 민간이나 우측보행을 하는 이용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한 준비와 안내가 필요하다. 또한, 국민들의 관심과 스스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찾는 기회에 참여하다는 자부심도 중요하다.
우측보행으로의 전환은 오랜 기간 동안 몸에 배어온 습관을 바꾸는 것인 만큼 정부에서는 너무 서두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보행문화의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보행문화개선으로 보행자가 보호받을 수 있고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이 조성되도록 하고자 한다. 보행자에게 편한 보행환경을 만드는 것은 향후 녹색교통을 지향하는 우리의 장기적 교통체계개편의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우측보행의 지속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깊은 관심이 중요한 만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