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으로 하늘의 수호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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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함으로 하늘의 수호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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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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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기장시대 연 '신수진·홍수인씨'

막연한 동경, 대한항공서 현실로 만들었다
여성 1호 기장으로서 후배 양성에 물꼬 틀 터



민항사상 60년 만에 여성기장 시대를 연 신수진·홍수진 기장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신 기장은 1996년 9월, 홍수인 기장은 1996년 10월에 각각 대한항공에 입사해 97년 6월 신 기장이 첫 여성 부기장(MD-82 기종)이 된데 이어 같은 해 12월 홍 기장도 부기장(MD-82 기종)이 됐다. 이후 같은 날 국내 첫 여성 기장으로 승격돼 동일 기종의 항공기를 조종하는 등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15일 B737 차세대 항공기 조종간을 잡고 비행에 들어갈 두 기장을 만나봤다.

-여성 최초의 민항기 기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신수진 기장 : 1993년도 미국항공사 통역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미국에 여행 갔다 우연히 처음으로 관광용 비행기를 타게 됐고 당시 교관으로부터 "너도 조종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시에라 비행학교에 입과해 경비행기 조종 면장 및 교관자격증을 딴 후 대한항공이 조종사 문호를 여성에게 처음으로 개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응시해 합격해서 이 길을 걷게 됐다.
▲홍수진 기장 : 어려서부터 하늘색이라든가 하늘에 떠다니는 비행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조종사가 되기 위해선 항공대를 가던가 공군사관학교 거치든가 했어야 했는데 항공대에 문의했더니 지금은 그런 과정이 없지만 앞으로 그런 과정이 생길 것이라는 답변을 해 1991년 항공대에 입학했다. 결과적으로 재학시절에는 여성에게 문호가 개방되지 않아 꿈을 이룰 수 없었지만 입사 후 대기업에 입사해 1년쯤 지난 무렵에 대한항공에서 최초로 여성 조종훈련생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입사해 이 길을 걷게 됐다.

-여성이 항공기 조종을 하는데 있어서 장점이 있다면.
▲신수진 기장 : 최근의 항공기는 물리적인 힘보다는 여러가지 최첨단 전자장비로 움직이기 때문에 여성의 섬세함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아직 까지는 여성이 소수이다 보니 다소 어려움도 있는데 선배님들이나 회사에서 성차별을 느끼지 않고 어려운 과정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측면지원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홍수인 기장 : 탁월한 기량을 가진 베테랑 기장님들과 함께 근무해 보면 꼼꼼하고 섬세한 분들이 많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쫀쫀하다 싶을 정도로 완벽을 기하는 기장님들이 결과적으로는 퍼포먼스가 좋은 편이다. 이처럼 항공기 조종은 섬세하게 살펴야 하는 부분이 많은 데 어떤 면에서 볼 때는 여성들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소감은.
▲신수진 기장 : 기장시험에 합격하고 나면 가슴이 뻥 뚫릴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 행복하면서도 가슴이 한 견으로 많이 무거웠다. 선배 기장님들이 “기장은 정말 외로운 직업이다”라고 이야기하셨던 것들이 마음속에 새겨졌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고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기장이 되면 제복상의 세줄에서 네줄이 된다는 것이 정말 몸으로 느껴졌다.
▲홍수인 기장 : 일단 긴 훈련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장 관문을 통과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 어제 저녁 합격 후에 이런저런 행정처리로 제대로 좋아할 틈이 없기는 했지만 자면서 히죽히죽 웃을 정도로 너무 행복했다. 12년 전 첫 여성 조종사로 입사할 때 가졌던 초심과 첫 여성 기장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 나가겠다.

-혹시 조종사가 된 후 후회한 적은 없는지.
▲신수진 기장 : 어렵게 조종사 직업을 갖게 되어서인지 후회한 적은 없다. 조종사를 항상 천직으로 생각하고 감사한다.
▲홍수인 기장 : 조종사라는 직업이 밖에서 볼 때는 화려한 면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내 친구들도 “너는 매일 매일이 휴가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데 실질적으로 보면 조종사는 상당히 외로운 직업이다. 국제선 밤샘 비행에서 오는 체력적인 어려움이라든가 운항승무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시뮬레이터 체크 등 말 못할 스트레스도 많다. 더군다나 대한항공의 운항승무원 자격심사는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어제 기장 심사 최종 합격 후 당분가 이 모든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졌다.

-걱정되는 부분은 없는지.
▲신수진 기장 : 여성 1호 부기장, 여성 1호 기장 등의 타이틀이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이런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과 실력을 가진 기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싶다.   ▲홍수인 기장 : 부기장이었던 시절에는 최종 책임감이 다소나마 덜했는데 이제는 내가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객실·정비·통제 등과의 코디네이션 등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는 지휘권을 발휘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기장이 되고 싶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신수진 기장 : 여성 1호 민항기 기장으로서 솔선수범해 더 많은 여성이 조종사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우리 회사에서 2010년부터 도입예정인 에어버스사의 첨단 초대형 항공기인 A380항공기의 기장이 되고 싶다. 아무래도 내가 사이즈가 작다 보니 큰 비행기에 대한 동경이 있는 듯 하다. 지난 2006년 파리 에어쇼에서 본 항공기의 첨단시스템과 외형에 필이 꽂혔다. 또한 기장으로서 안전운항 등에 더욱 정진해 민간 항공 발전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홍수인 기장 : 일단 기장이 된 만큼 조종간을 놓는 그날까지 승객들을 누구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시는 것이 포부다.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좋은 선배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종으로 보면 내가 부기장시 몰던 B777 기종과 연장 선에 있는 보잉사의 최첨단 항공기인 B787 항공기에 매력을 느낀다. 항공기 규모보다 성능면에서는 B787도 뒤질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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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항공기 기장(Captain)이 되기까지
'고도의 전문지식·건강한 신체' 필수

# 교육과정=항공기 기장은 항공기 운항 준비부터 완료까지 모든 단계에서 권한과 책임을 가지며 조종실에서 부기장과 안전운항을 최우선 목표로 정시성, 쾌적성 및 경제성을 고려한 운항업무를 수행한다.
항공사에 입사하면 우선 회사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위한 입사 교육을 이수한 뒤 조종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많은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조종사가 된 후에도 안전운항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정기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모든 교육과정은 정부(항공안전본부)의 인가를 받아 운영되는 과정으로 안전운항을 위한 법적 요구사항이 반영돼 있다.
입사교육을 마치면 조종사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8주간의 기본교육을 이수한다.

기본교육 이수 후 회사에서 지정하는 중형기 또는 소형기(A300-600 또는 B737) 기종의 부기장 교육에 입과해 지상학과 교육, 조종실 절차 교육, 모의비행 훈련장치를 이용한 교육을 이수해 해당 항공기 한정자격 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자격면허 취득 후에는 실제 비행기에 탑승해 비행교관 지휘하에 운항경험을 쌓은 후 정부(항공안전본부) 운항자격심사관의 심사를 받아 합격된 자에 한하여 중형기 및 소형기의 부기장으로 근무를 수행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특정 항공기 부기장이 되기까지는 입사 전 경력에 따라 상이하나 입사 후 약 9개월 정도 소요된다.

중형기 또는 소형기 부기장으로 일정기간 근무하며 충분한 이착륙 경험과 국내선 및 단거리 국제선 비행경험 습득 후에는 국제선 장거리 운항 대형기(B747, B777, A330)로 기종을 전환하게 되는데 약 6개월 소요되는 기종 전환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과정은 앞에서 언급된 중형기 또는 소형기 부기장 과정과 동일한 과정을 이수하고 정부 심사를 받아 대형기 부기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기장은 일정 자격조건 충족 시 중형기 또는 소형기 기장 승격 훈련에 입과해 약 6개월간에 걸친 지상학, 조종실 절차훈련, 모의비행장치 훈련 및 심사, 항공기 운항경험 등 이수 후 최종적으로 정부 운항자격심사관의 심사에 합격해야 기장(Captain)이 되어 중형기 또는 소형기 기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 기장 승격을 위한 주요 최소자격 조건=▲비행경력시간 : 4000시간 이상 ▲기장으로부터 위임받아 실시한 착륙횟수 : 350회 이상 ▲부기장 근무기간 : 중소형기 부조종사 임명 후 5년 이상.
이외에 사내 기장 선발 테스트, ICAO 기준 영어자격 등 여러가지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기장 승격훈련 입과 대상자가 된다.
현재 입사 후 기장까지의 소요기간은 입사 전 경력에 따라 상이하나 약 9년~11년이 소요된다.
군 경력자 등 입사 전 경력 소지자의 경우 입사 후 약 9년 경과 시 기장이 되고 있으며 자체 양성 조종사의 경우 약 11년이 경과돼야 기장이 되고 있어 다양하고 많은 비행 경험을 소지한 상태에서 기장이 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안전운항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 기장으로 임명되면 연봉이 약 1억1천만원이상이 된다=임금은 기본급, 상여 (연 800%) 및 비행수당으로 구분돼 있으며, 특히 비행수당의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월 75시간을 보장해 지급하고 있다.
건강과 기량상의 문제가 없을 경우 만 60세까지 기장으로 근무할 수 있으며 법적으로는 만65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등 전문직으로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종사에 대한 처우는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제도 등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동일한 처우를 받고 있다. 스케줄 근무에 따라 월 10일의 휴무를 보장 받고 있으며 휴가도 법정 휴가를 부여 받아 영업지원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시기에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기장은 항공기 운항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고 볼 수 있으며 안전에 대한 최종 책임을 갖는 아주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량, 그리고 신체조건을 요구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처우가 보장된 일반인들에게 선망이 되는 고소득 직종이기도 하다.

#여성들의 참여 기회 확대하는 대한항공=대한항공은 신수진·홍수인 기장과 같이 남성 중심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항공 분야에 능력 있는 여성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꾸준히 넓혀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객실승무원 출신 여성 임원을 배출한 바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에는 총 5명의 여성 조종사뿐 아니라 19명의 여성 정비사들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에는 탑재관리사, 운항관리사, 항공기 제조 등 현장에서 여성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하며 맹활약하는 한편 여성 해외 지점장을 비롯해 해외 근무 여직원들도 늘고 있는 등 다방면에서 여성 직원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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