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규모경쟁’에 새판 짜여지나
상태바
택배시장 ‘규모경쟁’에 새판 짜여지나
  • 이재인 기자 koderi@naver.com
  • 승인 2014.0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수합병․3PL 이미지 탈바꿈 위한 자본금 대거 투입

‘1위’ 탈환․주도권 확보에 치열한 ‘접점’ 불가피...상도의 넘어서

“규모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택배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가 가능하다. 인․물적 네트워크 보유정도가 평가의 기본 척도이기에 몸집불리기에 사활이 걸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업체들이 몇몇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단가’라는 키워드가 비장의 카드로 통하고 있다.
올 한해 시장 점유율을 위한 접점이 불가피하다”

택배부문 1위 탈환을 위한 몸풀기 게임이 개장됐다.

먼저 전년도 기준 점유율 1위로 기록된 CJ대한통운은 의약품 배송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보유 인프라의 가동률을 높여 선방하겠다는 회사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 기업 대 개인 B2C 물량의 성장곡선이 둔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업 대 기업 B2B시장으로 우회하겠다는 것이다.

작업 대상으로 거론된 용마로지스가 현재로선 유력 후보다.

동아제약의 물류자회사인 용마로지스는 모(母)회사 물량의 상당분을 확보․처리하고 있는데다 전량 영업용 차량으로 운행되고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 손해 볼게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CJ대한통운은 용마로지스와 계약된 화주사를 비롯, 인물적 자원까지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3PL 전문물류기업으로 이미지 제고에 힘을 더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재검 중인 택배증차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용마로지스 인수에 성공한다면 CJ대한통운이 보유․운행 중인 자가용 택배차량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게 돼 화물운송시장의 불법행위 근절이란 정부정책에 동조하면서 회사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했다는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영업이익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계산도 더해져 있다.

통상적으로 책정된 배송단가를 보면 B2C보다 B2B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고정물량과 노선이 배정돼 있어 업무 수행하는데 시간․경제적으로 손실부담이 낮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수의 택배업체가 주력하고 있는 B2C시장에서 진흙탕 싸움에 엮이기 보다는 서비스 다양성을 내세워 블루오션 개척에 나서야 할 때라는 점을 언급한 바 있는 CJ대한통운은 용마로지스 인수․통합설에 대해 무언(無言)의 긍정을 보이고 있다.

기업 전체를 살리기 위해 장에 나온 현대로지스틱스가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투자업체는 3개사로 압축되고 있다.

최근 KGB택배와 배송업무를 공유키로 한 롯데로지스틱스와 GS그룹이 있으며, 차기 주인으로 입에 오르고 있는 중국계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운용사 베어링PEA다.

베어링PEA는 지난해 개인 대 개인 C2C 택배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로젠택배를 인수한 곳이다.

빅3로 꼽히는 현대로지스틱스를 흡수하면 로젠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로 1위 탈환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롯데 측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그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홍역을 치룬 바 있는 롯데가 외부일감을 공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량과 인물적 자원, 자금력까지 겸비한 롯데가 택배시장에 진출, 사업규모를 키워야 이미지 쇄신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어 시장 분위기는 한층 고조된 상태다.

이어 구조조정에 들어간 동부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재도약에 나선 KGB택배도 흐름에 가세했다.

택배를 분사․독립시키면서 국내외 수출입 물량에 주목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동부 경우, 최근 정부로부터 자산 매각 등의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부채비율을 감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하라는 압박이 가해지면서 그룹차원에서 동부익스프레스를 시험대로 올려놨다.

해당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KTB 프라이빗에쿼티(KTB PE)와 본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중견업체인 KGB택배도 몸집불리기를 위한 다양한 채널을 검토 중이다.

KGB택배는 최근 KG옐로우캡 수장인 장지휘 대표 모셔오기에 성공하면서 그룹비전 달성을 위한 초읽기에 돌입했다.

KG케미칼과 KG옐로우캡에서 활동한 장 대표의 후광을 필두로 인물적 자원을 공유하기 위한 롯데와의 업무제휴가 성사된데다 최근에는 KG옐로우캡과의 흡수․통합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선상에 오른 자회사 경우 택배사업을 통해 이익 내려고 하기 보다는 처벌을 우회하기 위한 묘책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관련 업체들이 택배에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모기업으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 처리하는 시스템을 고수하면서 처벌받지 않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령 인수한 택배업체를 통해 수배송하면 서류상 3PL 물류사에 아웃소싱한 것 처리되기 때문에 회피할 수 있다”며 “CJ대한통운․한진 등 글로벌 물류육성 기업들은 네트워크 확충을 목적으로, 대기업 2PL 업체들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인수전이 가열될 것이며 이로 인해 택배시장에 새판이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