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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신의칙(信義則) 가능하나
김정규  |  maverick74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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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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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의무를 신설하거나 자율적 합의시점까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법리를 명기해 과도한 임금 소급문제 등을 사전에 해소해야 한다.”

자동차부품업계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통상임금의 적용범위 확대를 놓고 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며 정부에 이의 명문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노조라고 다른 원칙이 있을까. 노동계도 들고 나온 원칙은 ‘신의칙’이다.

이미 업계가 노사 간의 신뢰 문제라는 것을 모두발언을 통해 인정했듯이 ‘신의칙’이란 사회공동생활의 일원으로서 상대방의 신뢰를 헛되이 하지 않도록 성의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 근본은 권리남용의 법리와 맥이 통해 있다.

즉 권리의 행사가 신의성실에 반하는 경우에는 권리남용이 되는 것이 보통이며, 의무의 이행이 신의성실에 반하는 경우에는 의무이행의 책임을 지게 된다. 하지만 이 원칙의 기본은 권리의 공공성․사회성을 존중하자는데 있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의 범위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 뿐만 아니라 복리후생비도 포함시키겠다는 것으로 업계의 입장과 거리가 멀다. 절충점을 쉽지 않다. 어차피 사회라는 것은 세력 간 이익 대립의 장으로 불린다. 이 처절한 현실에서 ‘신의 성실’이란 말은 어쩌면 ‘공염불’에 가깝다. 현실의 잔인함에 비춰 너무도 도덕적이라 비현실적인 느낌이다.

대한민국의 노사 문제는 신뢰보다는 배반의 역사가 깊다. 이미 ‘협의’가 아닌 ‘쟁의’의 장으로 긴 시간을 걸어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신의를 요구하는 집요한 성실함은 상대에게 지나친 비약이다. 우리가 누구든 대척점의 그들 또한 딱 그만큼의 신의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 간의 ‘신의칙’은 입장에 대한 배려를 강요함으로써 감정의 수평선을 달리게 한다. 여기에는 현실적 대안이나 합리적 이성이 들어올 여지가 없다. 결국 쟁의는 공공성을 잊은 채 반사회성을 띄어 사회적 갈등을 양산한다.

객관적 협의의 장에 ‘논리’와 ‘이성’을 통한 설득의 과정이 조금이라도 있기를 바란다면 막연한 신의성실의 요구는 이상적일 뿐이다. 어차피 쌍방이 바라는 배려는 이해관계의 장에서 불필요한 감정의 소모를 불러와 협의를 하기도 전에 지치게 만든다.

모두가 위기를 말하는 지금, 그것이 법리적 표현이라 할지라도 ‘신의칙’이라는 감성적 호소보다는 냉철한 이성으로 해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신의칙의 방향이 언제나 상대만을 향하는 한 그것은 이기적인 입장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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