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대형사고의 근원적 문제를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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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대형사고의 근원적 문제를 보는 눈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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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를 보는 온 국민의 비통함이 수 일째 계속되고 있다. 희생자들과 가족, 주변 모든 이들의 고통이 너무나 안타깝다. 또한 이 후진성 참사를 미리 막지 못한 우리 사회의 허술함이 온 세계에 그대로 내비쳐지는 것 같아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정신을 가다듬어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 볼 때, 우리 현실이 그와 같은 대형 참사의 개연성이 더 이상 없다고 확신할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어렵지 않게 뇌리를 스친다. 이제 더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각 부문은 서둘러, 그러나 첫 단추부터 꼼꼼히 재난예방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부문은 여전히 안전에 취약한 분야다. 연간 30만건 이상의 도로상의 교통사고로 대략 5천명이 사망하고 있다. 한꺼번에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교통사고도 잊을만하면 등장한다.

대형 사고의 위험성은 철도나 항공부문에서도 상존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형 철도‧항공사고 일지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도로 교통시설물에 의한 대형사고도 마찬가지다. 악몽 같았던 성수대교 붕괴사고나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등은 세계에도 잘 알려진 사고사례다.

그런 사고 이후 우리는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나름 철저한 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지만, 유사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거의 모든 것이 다시금 원점에서 논의돼야 하니 안타깝고 기가 찰 일이다.

문제는 역시 준법의식 부재와 안전 불감증이다. 여기에 돈 문제라면 위험도 얼마든지 감수하거나 눈감아 버리는 탐욕주의다. 특히 사고 이후 원인을 따져보면 책임있는 지위에 있는 이들 일수록 그런 경향이 뚜렷했다는 점이다. 이런 지경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언제 어디에서건 대형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아무리 잘 만든 규정이 있어도 지키지 않으면 있으니만 못하고, 아무리 안전요원이 많아도 지휘관이 무책임하면 안전은 구호에 그치기 십상이다.

영국의 해난사고에서 역사에 남는 이름이 있다. 버큰헤드호와 세튼 대령의 이야기다. 암초에 부딛쳐 침몰하는 배에 남아 일사불란하게 장병들을 하선시키고 장렬히 바다로 가라앉은 선장의 명예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다수의 안전을 자기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그들의 정신에서 우리 안전문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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