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차 한 대 팔아 127만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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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차 한 대 팔아 127만원 남겼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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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5개사 영업이익 11조원
매출은 커지고 … 수익성 악화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지난해 차 1대 팔 때 마다 평균 126만9262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각사 감사보고서를 종합하면, 지난해 이들 5개 업체 매출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57조3279억원(국내 90조5297억원)에 이르렀다. 영업이익은 10조9191억원.

같은 기간 국내와 해외에서 생산․판매된 차는 모두 860만2715대로, 영업이익을 생산․판매된 차량 대수로 나눈 게 1대당 평균 이익이 된다.

전체적으로 전년도인 2012년 보다 수익성이 다소 나빠졌다. 2012년에는 매출 154조1917억원(국내89조9130억원)에 영업이익 11조3095억원을 냈다. 차 한 대 당 137만9738원을 남겼다.

수익성 악화 원인은 현대․기아차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 2012년에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3개사 모두 적자였지만, 지난해에는 이들 3개사 가운데 쌍용차를 제외하고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실적이 호전됐는데도 업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부진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진 셈이다.

현대․기아차 실적 하락이 큰 영향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87조3076억원(국내 53조1518억원)에 영업이익 8조3155억원을 기록했다. 2012 매출(84조4697억원)과 비교해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8조4406억원)은 1.5% 감소했다. 국내 매출 또한 2012년(53조2317억원)보다 799억원 줄었다.

현대차 측은 유럽재정위기 여파와 신흥국 성장세 둔화가 글로벌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졌고, 일부 생산 차질까지 빚어져 전체적으로 판매 부진을 야기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반적으로 신차효과 덕분에 SUV는 전년대비 20%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상용 일부 모델 공급부족과 쏘나타 모델 노후화 및 승용 부문 수요 감소로 점유율이 1%포인트 감소했다.

기아차는 매출 47조5979억원(국내 28조3326억원)에 영업이익 3조1771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매출 47조2429억원, 영업이익 3조5223억원) 대비 매출은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9.8%나 감소했다. 국내 매출은 SUV와 미니밴 신차효과로 2012년(28조79억원)보다 1.2% 증가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대내외 경기 침체가 실적에 영향을 줬다. 뚜렷한 신차가 많지 않아 중형차 부문을 비롯해 대부분 차급에서 판매 부진을 겪었다.

한국GM은 매출 15조6039억원(국내 2조2268억원)에 영업이익 1조865억원을 달성했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5조9497억원에서 2.2%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40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매출은 2012년(2조1440억원)과 비교해 3.9% 늘었다.

내수 시장에서는 경차와 중형차, SUV를 비롯해 경상용차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수요가 지속됐다. 반면 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쉐보레 브랜드 판매가 부진했던 게 실적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쌍용차는 매출 3조4849억원을 기록해 전년(2조8741억원) 대비 2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141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90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이 호전됐다. 여전히 적자 구조지만, 지난해 34.1%에 이르렀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기존 차량에 대한 성능 개선이 이뤄지면서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차량이 출시된 게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또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은 매출 3조3336억원에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매출(3조6552억원)과 비교하면 8.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2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상품성이 좋은 차를 앞세워 수익을 높였고, 고강도 회생 노력까지 더해져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었다.

차량 1대당 수익성 오히려 하락
국내외 경기 침체는 완성차 업계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를 합해 472만1156대를 팔았다. 판매된 차 1대 마다 176만1327원을 이익으로 남겼다. 2012년에는 440만1946대를 팔아 차 1대당 이익이 191만7470원이나 됐다. 1년 새 15만원 이상 줄어든 것.

기아차는 282만7321대를 팔았다. 차 1대당 이익이 112만3714원을 기록했다. 2012년에는 270만735대를 팔아 1대당 이익으로 130만4201원을 남겼다.

한국GM 판매 대수는 78만518대로, 차 1대마다 남은 이익이 139만2024원이었다. 2012년에는 80만635대를 팔았는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해 1대 팔 때마다 43만원 손해를 봤다.

쌍용차는 지난해 14만2710대를 판매했다. 1대당 6만원 정도 손해였다. 2012년에는 11만9253대를 팔았는데, 차 1대 팔 때마다 118만2360원을 잃는 구조였다.

르노삼성은 13만1010대 판매해 1대마다 33만9669원을 남겼다. 2012년에 15만4309대를 팔면서 1대당 111만5295원 손해 봤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편 지난해 국내 5개 업체 전체 매출 가운데 차량 판매로 거둔 실적만을 갖고 전체 생산․판매 대수로 나눴을 경우, 차 1대당 평균 판매 가격은 1032만6856원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1087만7509원이었다.

올해 실적 예상 “유보적” 판단
올해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이지는 못한 상황. 관련해 자동차와 증권업계 전문가 모두 “불안요소가 많지만 아주 부정적이지는 않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단 내수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SUV와 같은 특정 차급에서 지속적인 판매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볼륨감 큰 신차가 많이 출시돼 어느 정도 지난해보다는 나은 상황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시장 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고, 환율 변동이 심상치 않은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악재로 꼽힌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판매 증진 영향을 받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이후에도 이런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 업체가 고강도 노력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판촉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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