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공급 경로 다변화 … 대체부품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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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공급 경로 다변화 … 대체부품 활성화해야”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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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끊이지 않는 수입차 수리비용 문제②

공급 독점에 OEM부품 비중 높아 문제
“인증된 대체부품 사용으로 해결 가능”

국내에서는 수입차 업체가 들여온 차 부품을 지정 공식 서비스센터에만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OEM부품(기존 순정부품)이 아닌 대체부품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

OEM부품은 원래 대체부품보다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유통 과정도 단순하지 않다. 국내 부품 보유량도 적어 원가를 상승시킨다.

이 때문에 3년에서 5년 정도가 대부분인 AS 기간이 지나면 수리비가 급격히 올라간다. 한국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2~8배나 수리비 차이가 난다. 부품 가격이 같아도 공임이나 부품 수급에 따라 수리견적이 천차만별이다.

서비스센터 수가 적어 수리 입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문제다. 일부 수입차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규모 시설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정비망 확충이 어렵다. 이 또한 수리비를 비싸게 만드는 한 원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판매 증가세에 비하면 각 업체 정비망 확충 속도는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자체 내부 정책 때문에 외부 업체를 활용하는 등의 유연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적지 않은 수입차 소유자가 공식 서비스센터를 포기하고 수리비가 조금 더 싼 일반 정비소를 찾기도 한다. 일반 정비소를 이용하면 최대 반값 정도면 차를 고칠 수 있다는 인식이 크다.

여기서도 문제는 있다. 사실상 수입차 업체가 국내 공급을 독점하고 있어 부품 조달이 쉽지가 않다. 그런데다 부품이나 수리 내역을 보증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생겨도 시비를 가리기 쉽지 않다.

일반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수입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부품 수급은 어느 정도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값이 비싸고, 부품 구하기까지 평균 7일에서 10일 정도가 걸려 사나흘 정도인 국산차보다 긴데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높은 공임까지 더해져 소비자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부품 수입 루트가 다변화되면서 이런 상황에 숨통이 트이고는 있다. 해외에 주문할 경우 배송이 전보다 빨라졌고, 수입차 부품만 전문 취급하는 업체나 대형 정비업체가 함께 정비․부품업체를 차리는 경우가 생겼다.

소비자가 직접 나서서 원하는 부품을 찾는 ‘직접구매’ 형태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거의 모든 브랜드 차종 부품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전문 사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베이나 옥션 등에서 부품을 구입하면 배송비를 줘도 국내에서 OEM부품을 쓰는 것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이들 소비자를 타깃 삼아 병행수입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수입차 수리비 거품을 없애기 위해 일부 부품에 한 해 국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부품 인증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수리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80개 부품이 2015년부터 적용된다. 금융감독원도 연초 OEM부품과 비슷한 품질을 갖고 있는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절약되는 보험수리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도가 정착되면 그간 OEM부품만 고집했던 수입차 업계에 큰 변화가 일게 된다. 부품가격이 내려가면 그만큼 수리비용도 덜 들게 된다는 게 정부 기대다.

반면 일선 정비업계는 기대심리에도 불구하고 체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리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비업체 한 관계자 “대체부품 활성화를 통해 수입차 수리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를 바로 볼 수 있을지를 예측하긴 어렵다”며 “사고 시 (대체부품 사용에 대한)책임소재가 명확해지지 않으면 소비자가 대체부품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체부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1차적으로는 판매자가 책임을 지고, 이후는 판매자가 공급자나 제조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한다는 정부 계획도 비판받고 있다.

대체부품과 연관된 부품에 이상이 생길 경우 판매자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연관부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할 경우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이냐는 게 주요 쟁점. 업계는 제도 도입 전 서비스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수입차 업체가 대체부품 이외 부품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많은 정비업계 관계자 지적이다.

수입차 업계는 대체부품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우선 꼽은 게 대체부품 인증. 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지정 요건을 엄격하게 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에서 대체부품을 사용할 경우, 결함발생에 따른 책임소지를 놓고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며 “OEM부품은 자동차 설계 및 제작 단계에서 만들어진 부품과 동일해 자동차 최적 성능과 안전을 보장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품은 최소 기준 인증을 통과했다하더라도 다른 부품 간섭이나 영향을 받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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