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노조, 도로공사 휴게소 보이콧 검토 중
상태바
고속버스노조, 도로공사 휴게소 보이콧 검토 중
  •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 승인 2014.0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차원에서 ‘식대 유료 휴게소’ 정차 거부
 

국토부, 공사 운영 휴게소 176곳 전수조사
‘고속사 임단협 돌입’ 협상 주요 쟁점 될 듯

 전국고속버스노조는 ‘고속도로 휴게소 버스기사 식대 유료화’가 장기화 될시 한국도로공사 소속 휴게소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등의 보이콧을 노조 주관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모 전국고속버스노조위원장은 “그 동안 무료로 진행하던 승무원들의 휴게소 밥값을 도로공사가 유료로 전환했는데, 장기화 될 시 노조 주관으로 도로공사 소속 휴게소들을 이용하지 않는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여론은 고속버스 승무원을 비롯해 시외, 전세버스기사들 사이에서 퍼진지 오래됐다. 이미 많은 버스기사들이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휴게소를 들리지 않고, 관련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도로공사가 “버스기사 무료식사로 인해 휴게소의 과열경쟁으로 일반 고객에까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난해 5월29일 ‘휴게소 비노출 식대 매출 양성화 방안 시행’이라는 공문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체에 발송하면서 시작됐다.

A고속사 김 모 승무원은 “고속버스 기사 특성상 하루 밥 값만 2만1000원에서 2만7000원(휴게소 식대 7000~9000원 기준)이 발생된다. 한 달이면 수 십 만원이 되기 때문에 유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휴게소에는 가질 않는다”며 “식사를 제공하는 (민자)휴게소와 제공하지 않는 (도로공사)휴게소를 기사들끼리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들이 휴게소를 들르지 않다 보니 휴게소 입점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매출 급감 때문이다.

한 휴게소 입점 업체는 “버스기사들이 민자휴게소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고사 직전에 내몰려 직장을 그만둬야 할 판국”이라고 토로했다.

경부고속도로 휴게소 관계자도 “버스기사들이 정차하는 여부는 수입과 직결된다. 판촉활동 차원에서 기사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이런 것마저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권 침해”라고 말했다.

휴게소 선택은 기사들의 고유권한으로 사측은 1~2시간 마다 휴게소에 정차할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휴게소운영업체들은 이번 도로공사 정책이 자신들은 물론 공사에게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말한다.

매출이 떨어지면 도로공사에 납부해야 할 수수료가 감소되기 때문이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입점업체들이 도로공사에 내는 수수료는 매출의 19.5%, 그리고 버스기사 식대 수수료는 5.3%다.

도공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휴게소들이 매출로 신고한 버스기사 밥값은 17억원으로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20억원 정도다.

수수료율 5~6%를 적용하면 도로공사가 밥값 유료화로 벌어들인 수익은 고작 1억~1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자 휴게소들의 ‘버스기사 모시기’ 편법도 나타났다.

경부고속도로의 한 휴게소는 기사들에게 식사 대신 장갑이나 비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충남권의 한 휴게소는 밥값으로 2500원(원가)을 받는 대신 반찬의 질을 대폭 상향시키는 방법으로 버스기사 누수 현상을 막고 있다.

기사는 물론 휴게소 업체까지 도로공사 정책에 반발하자 국토교통부는 ‘식대 유료화 휴게소’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버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토부는 도로공사와 회의를 갖고, 휴게소 이용 버스기사 식대 유료화 방안에 대해 적절성 여부 검토를 지시했다.

현재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176곳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먼저 파악하고, 민자휴게소까지 조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휴게소 식대 유료화 논란’이 고속버스 임단협 임금인상 협상에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8개 고속사들은 지난 4월부터 임단협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체에 따라 기사들의 식대를 8~14만원을 잡고 있는데, 휴게소 식대 유료화가 장기화 될 시 노조에서는 식대 현실화를 거세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 세 끼를 모두 휴게소에서 해결해야 하는 고속버스 승무원들의 경우 일반 사무직과는 달리 밥값으로 수 십 만원이 들기 때문이다.

한 고속사 관계자는 "노조가 식대 현실화를 요구할 경우 들어줄 수밖에 없고,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