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래 해오던 방식 말고 새로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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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래 해오던 방식 말고 새로 시작해야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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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운수업체는 요즘 ‘정말 정신이 없다’고 한다.

정부와 교통안전공단이 합동으로 안전점검을 한다고 연락이 와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하는 사이,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경찰이 점검을 나온다고 하더니 다시 구청에서 연락이 오고, 사업조합에서 조사가 나오고, 가시 시청에서 자료를 내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 다른 운수업계에도 벌어지고 있고, 나아가 1주일에 두어번은 업체 직원 상당수가 거리 교통안전캠페인에 나가야 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시기적으로 그럴 수 있는 때이고, 내용 또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라 내놓고 불평할 수 없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니 이건 좀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주변 다른 업체에 연락을 해보니 거기서도 마찬가지라는 답이 들렸다고도 했다.

몇몇 사업자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그런 일이 자연스럽게 거론됐는데,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두 세 달은 가겠지…’라고.

따지고 보면 이같은 현상이 그렇게 낯선 구도가 아니라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대형사고가 나면 ‘으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처로 일관해온 우리네 관행이 이번에도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분위기도 있다.

그렇게 해온 관행이 최악의 비극을 낳았음에도 유사한 일이 반복되고 있음은 ‘사후약방문’을 넘어 허탈감에 분노를 촉발시키는 것이다.

관행과 매뉴얼이 없어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 이를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안전운영 주체의 의식과 행위 여부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에 벌집 들쑤셔놓은 듯한 상황이 답답한 것이다.

교통안전 문제가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문제를 선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때다. 지금 정상에서 비켜나 있는 많은 것들을 제자리를 찾아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누군가 상황을 정확히 읽고 올바른 진단과 처방을 내놓아야 할 터, 결국은 국가가 나서고 관련 공기업과 책임 있는 교통사업자단체가 나서야 할 것이다.

서둘지 않되 빠뜨리는 것 없이, 피곤하지 않되 중단됨 없이, 요란하지 않되 반드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말이지 이젠 똑바로 가는 걸음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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