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동체 만들어 준 택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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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동체 만들어 준 택배, 고맙다!”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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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부부의 날’ 만난 화물운송종사자 부부
 

같이 일하면서 대화 늘고 배려심 많아져
수령액 200만원 채 안돼 “아내에 미안”

 40~50대 중․장년층의 조기퇴직과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실업난까지 겹치서 화물운송관련 개인 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중 일부는 맞벌이 부부로서 배송에 나서는 이들도 있고, 고강도의 업무가 요구되는 특성상 주말에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상부상조해 업무를 소화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배우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 화물운송 종사자 가족인 김석진(38․남, 가명 )․한수진(35․여, 가명)씨를 만나봤다.

택배기사 김 씨는 서울 강동지역을 중심으로 배송을 맡고 있다.

이제 막 4개월째에 접어든 그는 아내 한씨와 택배 일을 함께 하고 있다.

김씨에게 택배 일은 남다르다.

가진 게 없어 전전긍긍했던 지난날의 고민을 잊게 한데다, 이 일을 하면서 배우자 한씨와 함께 땀 흘려 한푼 두푼 모으는 재미까지 알아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혼한 지 얼마나 됐나?
▲햇수로 6년 됐다. 편의점을 운영했었는데 아내와는 주인과 단골손님으로 알게 됐다.

-부부로 같이 근무하게 된 계기는?
▲돈도 돈이지만 아내와의 시간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24시간 점포를 보다보니 종원업 1명과 아내가 3교대해왔다.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대화는 거의 단절됐고 결국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빚어진 사소한 오해들로 갈등은 쌓여만 갔다. 그러던 중 점포는 문 닫게 됐고 생계를 고민하던 중 아내가 택배를 제안해 함께 하게 됐다.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장점이라면 대화시간이 길어졌다는 것과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게 됐다는 거다. 보조석에 동승한 아내는 운전자인 내가 안전 운행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반면 나는 택배를 들고 뛰어다니는 아내를 위해 순서별로 나눠주고 있다. 근무시간에는 동료이자 파트너인 셈이다. 서로의 고단함을 알고 있기에 배려심도 나름 생긴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단점은 수입이 녹록치 않다는 거다.
하청업체에 불과하다보니 기름값․차량 수리비 등에 드는 비용이 모두 내 몫이다.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뛰어다니지만 한 달에 입금되는 수령액은 200만원이 채 안 된다.
아내와 통장을 보면 한 숨이 나오지만 여기까지 오기를 자초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아내와 술 한잔에 위로한다.

-택배를 준비하거나 동료들에게 부부 기사로서 추천할 의향은 있는지?
▲택배 일은 고난의 연속이다. 다양한 변수가 가득하지만 조건에 맞게 배달을 해야 하거니와 자존심도 굽혀가면서 상대방의 비위도 맞춰야 하는 상황까지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이 모든 것을 배우자가 감내하겠다고 하더라도 남편 입장에서는 선 듯 받아드리기 힘들다는 거다.
쉽게 생각했다가는 낭패 볼 수 있는 만큼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 일을 언제까지 계획하고 있나?
▲아직은 이러타할 게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취직할 만한 자리만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옮길 계획이며, 사정이 좀 나아지면 아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지원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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