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로 호주 지역 자동차 수출 확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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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체결로 호주 지역 자동차 수출 확대 기회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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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 관세 철폐 합의 … 수출량 76.6% 발효 즉시
▲ 현대차 수출 선적 부두 전경(사진제공 : 현대차)
▲ 지난 2월 10일 한국과 호주 양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영문 협정문에 가서명하면서 5년 간 계속된 양국 협상이 타결됐다(사진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한해 14만대 수출 … “비중 작지만 무시 못 할 시장”

국내 완성차 업체의 호주 지역 수출이 활기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8일 한국과 호주 양국 정부가 협상 5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앞서 양국은 2월 10일 영문 협정문에 가서명하기까지 십 수차례 공식․비공식 협상에 나서며 한·호 FTA 반영 여부 및 상품양허 관련 입장차를 좁혀왔다.

협정이 발효되면 양국은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고 있는 대다수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특히 호주는 거의 모든 품목을 5년 내에 철폐한다.

당장 한국이 호주로 수출하던 자동차 품목 가운데 가솔린 중형차(1500~3000cc)와 가솔린 소형차(1000~1500cc), 디젤 자동차(1500~2500cc), 5톤 이하 디젤 화물차에 매겨졌던 관세(5%)가 철폐된다. 전체 수출 차량 중 금액 비중으로 76.6%에 해당한다.

양국은 나머지 승용차 품목도 3년 내에 없애기로 합의했다. 디젤 승용차(1500~3000cc 및 3000cc 초과)와 가솔린 승용차(3000cc 초과)는 물론 기타 디젤 자동차(1500cc 미만)가 포함된다.

중고차는 종가세(6%) 및 종량세(1만2000호주 달러)에 대해 3년 동안 균등철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타이어도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기어박스와 차체부품, 제동장치 및 완충기 등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도 3년 내 없어진다. 2012년 기준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억9000만 달러, 타이어는 1억6000만 달러였다.

정부는 한‧호 FTA 발효 후 10년간 국내총생산은 0.14%, 소비자 후생수준은 약 16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대 호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자동차에 매겨졌던 관세 대부분이 즉시 철폐돼 호주시장에서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선점할 것으로 봤다. 또한 이미 FTA를 체결한 아세안 국가뿐만 아니라, 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동차 부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기업과도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호주는 현재 유럽연합(EU), 일본, 중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2012년 기준 주요 아시아 국가 교역 비중은 중국(20%), 아세안(14.7%), 일본(11.4%), 한국(5.1%) 등 순이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호주로 수출한 물량은 13만5551대. 호주 내에서 4번째로 많은 차를 판매한 국가다. 금액은 23억8200만 달러로, 이중 완성차가 21억300만 달러을 차지한다. 수출 물량은 3년간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재고분 등을 합해 2012년 한해 9만1601대를 팔았다. 2010년(8만38대)과 2011년(8만7143대)에 이어 상승세다. 토요타(22만5015대), GM홀덴(11만5206대), 마쯔다(10만3886대)에 이어 호주 내에서 4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차도 3만758대를 팔아 업계 11위를 차지했다. 역시 2010년(2만3848대)과 2011년(2만5128대)에 이어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로 글로벌GM 일환으로 매년 4만대 가까운 각종 차량을 수출하고 있고, 쌍용차도 2012년에 1590대를 파는 등 무시 못 할 물량이 이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호주의 한 해 자동차 판매량은 2012년 기준 111만2032대에 이른다. 차 1대당 인구가 1.8명으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진 소폭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내수시장 규모는 2010년(103만5574대)과 2011년(100만8437대)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중 70% 정도를 수입차가 차지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 규모만 따져 봤을 때 매우 큰 시장이다.

2012년 호주 전체 국내총생산 규모는 1조5859억 달러로 세계 12위를 차지했으며, 1인당 소득수준 또한 세계 5위(6만7347불)로 구매력이 높은 편이다.

업계는 이런 점을 이유로 호주 지역을 큰 폭 증가세는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한 수요를 갖고 있는 안정적인 시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국산차 가운데 가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형차와 경차, 중형차에 대한 호주 내 수요가 많은 점도 이 지역 수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대목이다.

2012년 기준 승용차 세그먼트별 호주 시장 점유율은 소형차(43.7%), 경차(23.9%), 중형차(15.2%), 대형차(10.9%), 미니 밴 등 승합(2.0%), 스포츠(3.7%), 럭셔리대형(0.6%) 순이다. 시장 증가세도 소형차와 경차, 중형차가 다른 세그먼트에 비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의 호주 시장 점유율은 11~12% 수준. 업계는 FTA 발효로 향후 5년 내 최소 5% 정도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관세가 철폐되면 자동차 가격이 4.8% 인하될 것”이라 예측했다.

FTA 발효에 더해 최근 호주 시장에 진출한 외국 업체가 잇단 철수 의사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호주에 현지 공장을 세운 포드와 GM, 토요타 등이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오는 2017년까지 생산을 중단하고 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현지에 생산거점이 없는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외국 업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비켜가면서 관세 부담까지 덜게 돼 그만큼 유리한 상황을 맞아들인 셈이 됐다.

업계는 “호주는 전략적 측면에서 봤을 때 국내 자동차산업을 견인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는 지역”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 내에서 안정적 수요를 확보하고, 호주를 교두보 삼아 오세아니아와 아세안 지역으로 진출할 수도 있는 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호주는 높은 구매력을 가진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와 교역 확대 잠재력이 큰 국가”라며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등 분야에서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리게 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적지 않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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