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AG, 틈새시장 공략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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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AG, 틈새시장 공략에 도전장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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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모터쇼 통해 첫 공개 … 10월 출시 예정
 
 

프리미엄 차급 新수요 창출로 수입차에 맞서

현대자동차에 한때 ‘마르샤’란 차가 있었다. 1995년 출시됐다. 상당 수 부품이 당시 쏘나타Ⅱ 것과 호환됐다. 쏘나타와 그랜저 틈새를 파고든 차종으로, 지금 말하는 ‘준대형급’ 시초로 알려져 있다.

2리터와 2.5리터 가솔린엔진을 얹은 모델이 팔렸다. 쏘나타를 타기엔 무언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랜저를 타려니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주로 구입하는 차로 인식됐었다.

성능이나 디자인이 제법 좋은 차라는 긍정적 평가가 내려졌던 차다. 그래서 많이 팔리지는 않았어도 찾는 이가 끊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쏘나타와 그랜저 차량 성능과 상품성이 높아지자 어정쩡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보다 정확히는 2.4리터 엔진을 얹은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결국 마르샤는 1998년 그랜저XG 출시와 동시에 단종 됐다.

현대차가 또 다시 틈새시장 공략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만큼은 수요층은 물론 차종 포지셔닝이 확실해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본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2014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된 ‘AG(프로젝트명)’가 주인공이다. 최첨단 편의사양에 정숙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갖춘 전륜 구동 세단이다. 현대차로썬 지난 2011년 i40 출시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100% 신차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에 위치하는 차종으로, 현대차는 “이들 두 차종 사이 간극이 너무 크다”는 업계 안팎 지적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현대차 디자인 철학을 보다 정제되고 품격 있게 발전시켰다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됐다. 전면과 측면 선은 그랜저보다 더욱 단순해졌다. 앞서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 모습까지 고려할 때 “근육질을 자랑하던 현대차 몸매가 차분해졌다”는 판단을 가능케 한다.

물론 정제되고 균형감 높은 비율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가 매겨졌지만, “다른 차와 차별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지적은 아쉬운 대목이다. 모터쇼 현장에서는 기아차 K7이나 K9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제법 나왔다.

모터쇼에서는 차량 외관만 공개됐다. 실내 공간과 자세한 제원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그랜저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길이가 그랜저보다 50㎜ 길고 제네시스보다는 30㎜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과 높이는 그랜저와 거의 같다. 3리터와 3.3리터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편의사양은 제네시스에 비슷하게 맞춰질 전망이다.

가격은 4000만원대 초반 또는 중반으로 잡힐 예정. 이 또한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 수준이다. 출시 일정은 당초 연말로 잡혔지만, 현재는 10월쯤으로 앞당겨졌다.

AG는 국내 시장 전용차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시장 판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조치다.

현대차는 AG가 수입차인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차종은 국내 고급차 시장 엔트리 차종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수입차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모터쇼 현장에 있던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차급이 너무 차이가 나다보니 그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수요층이 수입차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였다”며 “큰 폭으로 판매 성장하는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종을 내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AG가 그런 차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위험요소도 있다. AG 출시로 그랜저와 제네시스 판매에 악영향이 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프리미엄 차 시장은 그간 큰 폭 성장 없이 점유율만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수평 이동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자칫 제살 깎아먹는 격으로 현대차 다른 프리미엄 차종 판매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벌써부터 문의가 이어질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다, 그랜저나 제네시스와 다른 상품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세간의 우려처럼 AG가 현대차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신차 출시를 통해 고급차를 희망하는 고객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까지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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