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넘어서 진정한 산업박람회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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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넘어서 진정한 산업박람회로 자리매김”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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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모터쇼 최대 규모 선보이고 막 내려
 
 

국내 자동차 시장 추세 및 전망 엿본 계기돼

‘2014 부산국제모터쇼’가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지난달 29일 프레스데이 행사에 이어, 일반 공개가 시작된 30일부터 10일 동안 모두 115만1300명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만명 이상을 기록한 셈. 지난 2012년 열린 제6회 대회(110만7100여명)를 뛰어넘어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슬로건 ‘자동차의 바다, 세계를 품다’를 내건 올해 대회는 관람객수는 물론 참가 브랜드와 출품차량 기록 등을 모두 갈아 치웠다.

우선 국내외 22개 완성차 브랜드를 비롯해 부품․용품 관련 11개국 179개 업체가 참가했다. 2012년에는 6개국 96개 업체가 참가했었다. 전시된 차량도 213대에 이르러 대회 사상 처음으로 200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2년 대회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이밖에 전시면적도 전 대회보다 50% 증가해 어느 때보다 충분한 공간이 확보될 수 있었다.

올해 모터쇼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국산차와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개별 업체들도 전시면적을 늘리고 일반에 첫선 보이는 신차나 전략 차종을 대거 투입해 시장 선점을 노렸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중형세단 ‘AG’를 선보였고, 기타 국내 업체도 앞 다퉈 콘셉트카나 아시아프리미어, 국내 첫 공개차량을 내세웠다. 이에 맞서 수입차 브랜드도 한층 강화된 디젤엔진을 장착한 아시아프리미어 및 콘셉트카로 공세를 펼쳤다.

상당수 수입차 업체는 본사에서 직접 기술자를 파견해 전시장 설치에 관여했고, 최고경영진이나 마케팅담당 임원을 보내는 등 모터쇼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향후 3~5년 내 한국시장을 기반으로 아시아시장 확대 진출을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올해 모터쇼 최대 화두는 고연비, 디젤, 하이브리드. 향후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일정부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개별 업체 모두 자사 기술력을 총동원해 고성능․고연비를 자랑하는 디젤엔진 신차를 선보였다.

이번 모터쇼에는 국내 시판중인 전기차 5종을 비롯해 친환경 차량 22종과 디젤 차량 56종이 전시됐다. 최근 고연비․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장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자동차부품 수출 길도 크게 열렸다. 국내 최대 부품관련 전문전시회인 ‘국제수송기계부품산업전(이하 GTT)’을 최초로 동시 개최한 것. 주최 측은 전년도 대비 50% 이상 크게 증가한 15억2000만 달러에 이르는 수출 상담이 이뤄졌고, 이중 4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완성차 거점인 북미와 유럽, 일본과 중국 등 53개국 245개사에서 바이어 300여명이 내방해 활발한 수출 상담을 벌였다. 특히 구매력이 큰 매출 1억 달러 이상 글로벌 바이어만 120개사(47%)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행사였지만, 몇몇 풀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우선 전시장 배정 문제로 쌍용차가 불참한 건 ‘옥에 티’로 남게 됐다. 불참까지는 아니라도 신관에 공간을 배정받은 일부 업체가 대회 시작에 앞서 불만을 토로하는 등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부산시와 벡스코 측도 “신관 배정된 완성차 업체들이 관람객 부족을 이유로 차기행사에 신관 배정을 기피할 경우 다시 예전처럼 본관으로 행사장을 축소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다행히 신관에 대한 업체와 관람객 만족도는 좋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최 측이 관람객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본관 관람객 중 90% 이상이 신관에 들렀고, 신관에 먼저 들리는 관람객 비중도 32%에 달했다. 신관 참여 업체 관람객 숫자가 본관 업체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던 만큼 향후 대회에서 신관을 활용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시장 공간 추가 확보도 풀어야 할 과제다. 당분간 치러질 모터쇼는 벡스코 전시장 면적이 한정돼 있어 규모 확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 본관과 신관이 너무 멀어 관람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해결이 필요하다.

참가 업체와 전문가들이 네트워킹을 구축할 수 있는 제반 세미나와 전문포럼 등 지원 행사를 활성화 해 국제적인 행사답게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시설 확충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이밖에 GTT 및 수출상담회도 행사기간을 2일에서 3일로 늘려 동시행사로 정례화 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모터쇼 주최 측은 이번 모터쇼가 단순 보여주기 쇼에서 벗어나 자동차 업계 추세와 향후 시장 전망까지 내다볼 수 있는 진정한 산업박람회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차후 행사를 보다 내실 있게 치러낼 수 있도록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오성근 벡스코 대표이사는 “국내 자동차시장 규모나 전시장면적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모터쇼나 세계 최대시장인 상하이·베이징모터쇼와 규모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전 국민이 참여하는 자동차축제인 동시에, 아시아에서 가장 품격을 갖춘 최고 프리미엄 모터쇼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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