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이 너무 덥다고 기사에게 말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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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안이 너무 덥다고 기사에게 말했더니…
  •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 승인 20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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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온도차에 기사들 ‘곤혹’

버스기사들은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6월말부터 걱정이 된다. 남녀․좌석위치 등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온도차이 때문에 승객들의 에어컨 조작 민원을 일일이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오전 7시 출근버스안. 버스기사 이서진<가명> 씨는 각기 다른 에어컨 조작을 요구하는 두 명의 승객과 실랑이를 벌였다.

남자 승객은 뛰어와 버스에 탑승했더니 버스안이 덥다고 에어컨을 더 강하게 틀어달라고 요구했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한 여자승객이 춥다고 에어컨을 꺼달라고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기사는 에어컨을 줄였고, 남자 승객이 재차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달라고 요구했다.

남녀 승객은 계속 다른 요구를 반복됐고, 급기야 언성이 높아져 다툼으로 번졌다.

버스기사 이 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에어컨 On/Off를 반복했다.

이 씨는 “승객들이 계속해서 에어컨 사용을 요구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일교차가 큰 6월부터 에어컨 민원이 집중되는데, 승객마다 다르게 느끼는 온도 차이를 일일이 대응해 주기란 여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기사들은 기온이 최고로 오르는 12~14시가 되면 승객들의 에어콘 민원은 더욱 거세진다.

강한 햇빛이 창문을 통과해 승객들을 빚출 땐 에어컨을 아무리 강하게 틀어도 시원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승객들이 계속 더 강한 에어컨 작동을 요구하는데 불쾌지수가 높다보니 기사와 승객들이 서로 쉽게 짜증을 내기 십상이다.

일부 기사들이 승객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회사 및 서울시 방침상 에어콘 조작은 기사가 할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서울시내버스의 냉방기(에어컨) 운영에 시 관계자는 “승객이 요구할 시 기사들이 직접 에어컨을 조작해야 하는 ‘탄력적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승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에어컨을 조작해 줘야한다는 의미다.

다수의 승객을 수송해야 하는 기자입장에서는 다소 불리한 원칙이어서 때론 악성 민원자들이 이를 악용하기도 한다.

시민들의 에어콘 On/Off 민원 방법도 다양하다.

기사에게 직접 요구하는 승객이 있는가 하면 120다산콜센터, 버스회사, 심지어 경찰에 전화를 걸어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도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다산콜센터나 버스회사에 민원을 제기하면 해당 기사의 운행 종료 후 단순 지적과 교육으로 그치므로 기사에게 직접 에어컨 On/Off를 요구해야 하는 것이 즉각적인 대응을 받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버스 특성상 좌석위치․사람․남녀․햇빛강도․열 발생 부품 장착 위치 등에 따라 내부의 온도차이가 많이 벌어진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날이면 승객간 또는 기사와 승객간 다툼으로 이어진다. 시에서도 ‘자동온도조절 장치’ 등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지만 기사와 시민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것이 쾌적한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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