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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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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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주 교수의 교통 View

최근 GTX의 A노선 확정 및 얼마전 신문에 언급된 제2경부고속도로의조기 실현 등 기대감 등으로 간선교통축에 대한 SOC투자가 어느 정도 구현되어지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복지에 대한 투자가 점점 중요해지고 현실적으로 그 부분의 지출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광역권의 지속적인 교통시설의 투자는 국민의 통행시간절감과 편의성증진에 이바지 하는바가 큰바 이 부분의 최적 투자는 늘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이동성에 있어서의 투자기대감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정작 접근성에 관계한 환승의 편의성을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도시교통에서의 우리의 환승체계에 대한 개략적 점검을 한번 해보고자 한다.

환승은 수단 간의 연계로서 통상 시민들은 버스에서 지하철, 광역철도에서 버스, KTX에서 택시 등등 여러 가지의 서로 다른 수단 간의 환승은 물론, 지하철과 지하철, 광역철도와 지하철 등 동일하거나 유사한 교통시설간의 환승이 있다. 물론 보행과 자전거 등으로부터 지하철 등으로의 환승도 가장 기본적이고 최근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형태의 환승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환승에서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는 부분은 '요금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스마트카드 방식의 요금 지불방법을 기본으로 거리비례를 다소 첨가해 현재 수도권에서 사용하는 환승요금통합제도를 구축했던 바, 이는 세계에서 가장 편리한 대중교통환승소프트시스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편리한 요금통합의 이면에는 공공분야의 보조금이 있다. 서울시의 경우 준공영제, 경기도의 경우 환승에 따른 손실보조금의 재정보전을 해주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보조에 따른 재정건전성은 환승의 편리함에 가려져 잠복되어 있으나 언젠가는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즉, 언제까지 얼마까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아직도 아무도 답하지 않고 있다.

정작 환승에서의 물리적 문제는 무엇인가? 현시점에서의 문제는 지적될 수는 있어도 풀기는 다소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환승의 실제적 거리가 가장 문제인데 이는 기성화된 시가지에서 이를 단축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다만 신도시의 경우 줄일 수 있다. 환승거리가 먼 곳은 600m까지도 증가한다. 실제 서울시의 신용산역, 선릉역등에서의 지하철, 광역철도간의 환승, 서울시내 일부 지하철역에서의 서로 다른 노선간의 환승간의 거리도 만만치 않다.

국토부의 연계환승 지침에 의하면 소위 3분 이내 환승을 장려하며 이것이 가능하려면 180∼200m 정도의 물리적 거리가 적정한데 실제로는 그 2배 또는 그 이상이 되는 곳이 비일비재하다. 실제 수평거리, 수직거리등을 합치면 그런 수치는 더욱더 늘어나게 마련이다. 향후 개통될 GTX등으로 차내시간 10분으로 약 30km이상의 거리를 주파할 텐데, 갈아타는 차외 환승시간이 10분가량 소요된다면 과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교통체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인가?

그러면 이러한 일은 왜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을까? 이는 우선 비용의 문제가 있고, 또한 결절점 환승 포인트에서의 이해당사자가 단일하지 않음으로 인해 생기는 비용문제에 기인한다. 즉, 자신의 소요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이로 인한 환승저항의 증가는 고스란히 이용객에게 전가된다고 볼 수 있고 개선이 없는 한 불편한 시스템으로 영영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환승의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는 몇몇 유럽 및 북미의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면 철저히 상기에서 지적한 비용문제와 이해당사자의 문제가 해결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환승이 발생하는 교통수단의 결절점에서의 책임소재가 분명하고 단일기관이 통상 모든 책임을 맡게 되고 최소비용 기저 하에 최대의 편리성을 쉽게 구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광역권의 경우 CTM이라는 광역기구가 있어 이러한 제반 시설을 계획, 설계한다. 몽클로아역의 BRT버스터미널과 지하철과의 연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외에도 지하에 설치된 버스통합정류장은 가히 모범적이다. 미국의 경우도 MPO가 교통시설을 계획할 때 단일 대중교통 운영기관이란 전제하에 기본적으로 이해 및 비용의 상충없이 진행을 할 수 있고, 비록 상이한 대중교통시설을 운영한다하더라도 MPO가 기능을 역할을 조정함으로써 이용객이 최종적으로 겪게 되는 수고스러움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유도하고 있다.

비오는 날 강남역이나 사당역이나 교대역을 한번 가보면 우리의 경우 얼마나 환승이 열악한가? 이대로 좋은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거대한 지역간의 교통시설 및 토목사업만이 SOC의 능사는 아니다. 도시의 소규모 환승시설을 돌아보고 이동성보다는 편리성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향후 설치될 KTX수서역에서의 기존 철도와의 KTX와의 연계, GTX역의 삼성, 판교, 수서, 대곡등 주요 역에서의 환승체계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에스컬레이터나 무빙벨트의 설치 등이 단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역사개발시의 수단 간의 환승을 고려한 설계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토지이용과 교통수단의 배치를 통한 환승거리의 최소화를 도모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것을 가능케 하는 광역교통행정기구, 현재의 수도권교통본부의 역할과 기능을 뛰어넘는, 그러한 체계의 조속한 실현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객원논설위원․아주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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