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프리패스' 좋긴 참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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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프리패스' 좋긴 참 좋은데..."
  •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 승인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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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상품이 '금토일' 황금요일을 못 쓰다니
 

지난해 10월 B사가 단독으로 ‘고속버스 프리패스’를 출시했다. 고속버스는 전국 방방곡곡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선과 고급차량을 공급하고, 터미널이 시내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다른 목적지로의 이동이 훨씬 수월하며, 우등고속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많아 가족단위 여행객과 대학생 등에게 반응이 좋았다.

이는 연령제한이 있고, 입석만 이용 가능한 코레일의 ‘내일로’ 상품을 보완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속버스 ‘프리패스’가 도입된 지 1년 가까이 흘렀지만 서비스는 후퇴됐다는 지적이 시민·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프리패스는 4일 주중권. 가격은 7만5000원으로 월~목요일까지 평일 4일간, 8개사 고속버스를 자유이용권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단, 수요일부터 사용을 시작하면 수, 목, 월, 화요일만 사용해야 한다. 쉽게 말해 ‘금토일’ 황금연휴는 못쓴다.

실제로 직업별(직장인, 자영업자), 연령별(대학생, 성인, 노년층) 계층 구분을 하지 않더라도 여행 수요는 필수적으로 금,토,일을 연계해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속성이 있는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니 프리패스는 ‘자유 이용권’이 아니라 ‘제한 이용권’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상품 설계상의 오류에서 나오는 당연한 소비자 평가일 것이다.

주중에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소비자층이 과연 있냐는 것이다.

고속버스 프리패스 도입의 취지는 O-Train, V-Train, S-train, DMZ-Train, 내일로 등 과거 단순 운송수단에 불과한 열차를 다양한 기획과 마케팅을 통해 여행수단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여행 수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기차보다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강화해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최초 B사의 단독 프리패스 상품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요일별 이동 수요를 감안해 주중 5일권(월~금 이용가능)과 주중&주말 7일권(월~일 이요 가능)으로 나눠 판매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올해초 전체 고속사가 참여하면서 소비자 시각에서 볼 때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품이 출시됐다.

이는 전체 고속사 중 일부 고속사가 ‘요일제한’을 요구해 생긴 결과로 알려져있다.

‘요일제한’을 요구한 이유는 평일보다 금토일에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기존 금토일에 이용하는 노선고객이 프리패스를 이용하는 고객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지 않겠냐는 우려다.

그러나 프리패스를 이용하는 수요자는 주중과 주말을 연계해 이용하는 신규여행객으로서 기존 노선고객과는 중복이 안 된다는게 고속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아울러, 8개 고속사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사업이라는 점, 코레일 ‘내일로’ 상품과 라이벌 상품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서로의 상황을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속업계 관계자는 “고속사 사장단 모임에서 프리패스 이야기가 거론돼 ‘할꺼면 제대로 해보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바꿔 코레일 ‘내일로’ 사업을 잠시 살펴보자.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내일로’을 이용한 고객은 1만5459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1.5%가 증가했다. 기세를 몰아 7일권에서 5일권 서비스도 추가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여름 내일로 이용자는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코레일은 분석했다.

그런데 프리패스는 어떠한가. 1년이 지났지만 ‘요일제한’이라는 규제가 포함된 주중 4일권만 판매하고 있다.

이 정도면 일부 반대하는 회사가 프리패스 사업 참여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내부 시스템적인 문제와 의사결정 방식, 경직된 조직구조가 더 큰 문제가 아니겠냐고 고속업계 관계자는 우려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KTX와 경쟁하기 위해 7개 고속사가 공동으로 추진력 있게 사업을 진행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업계에 많다. 또. 참여의사가 없는 고속사를 제외하고 ‘요일제한’을 풀어 프리패스를 운영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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