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통행료’ 따질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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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통행료’ 따질 때가 아니다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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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자동차의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필요성을 검토한 한국도로공사의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돼 관련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혹 보고서 대로 통행료를 올리지 않을까 해서다.

보고서 대로 라면 우리 화물운송업계는 값싼 고속도로 통행료 덕을 톡톡히 보고 있고, 나아가 비정상적인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라 특혜 시비까지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질만도 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고서에는 우리 화물운송업계의 구조적 어려움은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는 것이 화물업계의 지적이다.

선진 외국의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부합하는 제도 운영이 아니라 허가제로 많은 사업영역이 제한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낮은 운임 관행이 이어져 오면서 현재도 낮은 수준의 운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화주기업의 우월성이 강조되는 운송료 구조, 연료가격의 불안정, 비사업용 화물차의 보유대수 및 운행 증가 등은 화물운송업계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온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하고 운영해온 재정고속도로의 경우 전근대적 통행료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쉽게 말해 통행료 수입이 건설비용을 훨씬 초과해도 기업의 전체 채산성을 이유로 통행료 수수를 종료하지 않는 등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오랜 세월 묵묵히 통행료를 지불해온 화물운송업계는 더 이상 통행료를 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존의 철학’을 바탕으로 고통을 분담해온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우리에게 존재해온 여러 요인들을 하나하나 따져보고 한발자국씩 진전된 방안을 만들어 가는, 사회적 합의와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야만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관한 공정한 관리자이자 행정관리의 책임자로서 합리적 판단과 인내로 이용자 국민과 관련 업계를 열린 논의의 장으로 참여시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괜한 긁어부스럼으로 더는 얻을 것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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