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은 80km 이상 달리면 신체 약해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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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80km 이상 달리면 신체 약해 아파한다”
  •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 승인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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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버스 잘 안 탄다…수요 조사 해보면 알 것”
 

박창용 (주)에이블투어 대표 일문일답.

박창용 (주)에이블투어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장애인용 고속버스 도입을 시범운행에서 직접 버스를 운전했다. 에이블투어는 일반 버스를 장애인용으로 처음으로 최초로 개조해 영업한 회사로 5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범운행을 보면서 장애인 고속버스 도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넘어 반대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어떤 주장인지 들어봤다.

-장애인 고속버스 도입에 반대한다. 경쟁 때문인가.

경쟁 때문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 먹고살다보니 장애인 교통 정책이 올바르게 도입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정부는 장애인 고속버스 탑승 수요조사를 해봤는지 궁금하다. 우린 장애인들을 수 십 년간 모셔왔다. 그 결과 장애인들은 특별한 이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버스보다 기차를 탄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노선영업을 하면 투자 대비 5%의 효율도 나지 않을 것이다.

-특별한 이유라는 것이 무엇인가.

서울-부산을 예로 들어 보면 기차는 총 5~6시간(KTX로 3시간, 택시로 2시간<대기 시간 포함>)이 소요되고, 고속버스는 6~7시간, 택시 2시간이 더해져 8~9시간이 걸리고, 명절, 주말이면 더 걸린다. 장애인들은 이렇게 많은 시간을 차안에 있기가 육체적으로 힘들다. 특히, 장애인들은 뼈나 피부 등 신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급정거와 급출발, 진동이 심한 버스를 타면 때론 아파한다. 때문에 우리 버스(장애인 전용 전세버스)는 최고속도가 90km이지만 절대로 80km 이상을 밟지 않고, 버스가 뒤에서 박을까봐 버스전용도로를 잘 타지 않는다.

(실제로 시범운행 중 장애인들은 버스를 타면 급정지나 급출발이 많아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말했으며 버스 자체의 진동이 많다보니 소변이 자주 마렵다는 등의 말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없는가.

기사입장에서 리프트 AS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날씨가 덥거나 추우면 이따금씩 고장이 난다. 전국에서 5대 밖에 없을 정도로 수요가 없어 AS를 받기란 정말 어렵다. 결국, 기사가 직접 AS교육을 받고, 고장 시 고쳐야 한다는 것인데 쉽지 않아 보인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365일 중에 150일 정도 영업을 한다. 겨울, 여름, 장마 기간은 장애인들이 움직이기 힘들어서 영업을 못한다. 교회, 장애인 단체․사회적 기업 등에서도 보호자 동승하에 운행을 할 정도로 장애인 영업에는 제한이 많다. 수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런 것들을 모두 배제한 체 고속버스에 달랑 휠체어 자리 2개 만들면 ‘운행’은 할 수 있도록 ‘운영’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일반인과 함께 타는 고속버스보다 장애인용 버스와 KTX, 장애인콜택시를 활성화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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