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쏘울’ 타는 거, “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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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쏘울’ 타는 거, “아셨나요?”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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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방한 일정에 의전차량으로 이용

공식 방한 일정에 의전차량으로 이용

검소한 교황 생활 태도 반영된 조치

‘종교’ 이유, 기아차는 조심스러워 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시복식은 물론 아시아청년대회 참석 등 공식 일정 기간 ‘교황의 발’ 역할을 맡는 ‘포프모빌(Popemobile)’로 기아차 ‘쏘울’이 쓰인다.

국가원수 의전차량으로 대개 방탄 리무진이 쓰였던 전례를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모습.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교황을 위한 ‘쏘울’에 대해서는 색상이 ‘뉴포트 블루’란 사실 빼고는 보안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선 보인 ‘올 뉴 쏘울’로 1600cc 엔진을 달고 있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다. 미국에서 월 평균 1만대씩 팔리는 인기 차종이다.

교황이 소형차를 타는 것은 평소 검소한 생활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부터 항상 손수 운전했고, 교황에 선출된 후에도 공식 활동에 나설 때 준준형급 이하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이번 방한을 앞두고는 직접 “가장 작은 한국산 차량을 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교황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고급 최신 차량을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픈데, 전 세계 많은 아이들이 배고픔 때문에 죽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 의전차량을 무엇으로 쓸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방한이 본격 준비되던 때부터 이뤄졌다. 처음 기아차 ‘모닝’과 한국GM ‘스파크’, 현대차 ‘엑센트’ 등이 대상 차종으로 검토됐지만, 모두 실내가 좁아 의전용으로 쓰이기 어려워 제외됐다.

기아차 입장에선 홍보에 호재를 만난 셈이 됐다. 전 세계 수억 인구가 교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쏘울’이 계속 노출돼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항상 교황이 타는 차가 이슈가 됐던 점을 감안하면 “홍보 효과가 탁월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그런데 정작 기아차는 이번 이슈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대상 차종으로 선정된 이후에도 관련해 공식 브리핑 등에 나서지도 않았다.

기아차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매우 고무돼 있기는 하지만 적극적인 홍보는 조심스러운 게 회사 입장인 것 같다”며 “교황이 갖는 상징적 의미와 힘을 모르지는 않지만, 여러 종교계 입장과 판단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쏘울이 의전차량으로 탁월한 성능을 보여 선택된 것이 아닌 ‘서민을 위한 소형차’라는 점이 감안됐기 때문에 기아차가 특별히 홍보에 나설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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