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떨어진 것도 모르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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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떨어진 것도 모르고 달린다?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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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많은 이들이 바캉스 여행이나 가족 나들이를 떠나 목적지를 오가면서 뭔가 문제가 생긴 듯 도로상에 멈춰 서 있는 자동차들을 한두번쯤 목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일괄해서 고장차량으로 칭할 수 있는 이 문제의 자동차들 상당수가 장거리 운행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소홀히 해서 자동차에 이상이 생긴 경우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예를 들어 장거리 운행을 위해서는 일단 엔진오일 등 각종 오일류와 냉각수를 충분히 보충해야 하며, 타이어 공기압을 높인다든지 워셔액을 보충하는 일이 그것이다.

그런데 여행을 나선 자동차가 중도에 고장을 일으켜 인근 정비공장이나 보험회사에 긴급 고장 신고를 해서 달려가 보니 고장 원인 대부분이 그와같은 사소한 준비가 안된 채 무작정 먼길을 나선 것이었다는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사람들이야 군소리 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겠지만 실로 어이없는 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은 고장신고를 받고 달려 나가보니 신고 차량이 연료가 고갈돼 멈춰서 있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해 할 수 없는 운전자가 한두명이 아니더라는 이야기다.

그런 차들은 일단 보험회사에 접보를 받은 인근 정비업소에서 급히 소량의 연료를 제공(비상급유)해 다음 주유소까지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운행을 재개하곤 하는데 그중에는 운행중 연료부족으로 멈춰서 보험회사에 도움을 요청한 일이 서너번 이상인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최근 경찰이 이같은 비상급유를 상습적으로 제공받은 사람을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는 보도가 있었다. 붙잡힌 사람은 지난 약 2년동안 모두 469회에 걸쳐 890만원어치의 비상급유를 받은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고 한다. 자동차보험 약관에 나와 있는 비상급유 서비스를 악용한 게 지나쳐 범죄 혐의를 받은 것이다. 이 경우야 상식을 넘어선 범죄로 치부할 수 있으나 적어도 장거리 운행에 나서는 사람이 자신의 자동차 연료가 얼마나 있는지, 또 얼마나 달릴 수 있을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면 그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다. 극심한 체증으로 미처 주유소까지 못 가 연료가 떨어졌다거나 연료 탱크 게이지가 문제가 생겨 일어난 일이라면 몰라도.

그런 일들을 보면서 자동차 운전이라는 것에도 역시 운전자의 기본적인 도리와 양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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