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 연비, 택시로 쓰이기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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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연비, 택시로 쓰이기엔 “글쎄”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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ℓ당 21.7km 효율 갖춰 택시 데뷔 … 가격 2600만원
 
 

ℓ당 21.7km 효율 갖춰 택시 데뷔 … 가격 2600만원

연료 및 가격 고려 “업계 큰 관심 이끌긴 어려울 것”

친환경 고효율 자동차 경쟁이 택시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 등지에서 택시로 널리 쓰이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도입되는데, 국내에서 하이브리드로 대표되는 ‘친환경 에코 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 택시모델을 선보였다. 20일부터 국내 개인 및 법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본격 판매에 들어간 것. 가격은 2600만원이다.

‘프리우스 택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도심 주행연비가 국내 최고 수준인 ℓ당 21.7km에 이른다. 택시 주행이 대부분 도심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료 효율성이 클 것이란 판단이 나올 수 있는 근거다.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실내 공간이 조용하다는 점도 토요타가 내세우는 강점. 이밖에 에어백 7개가 달렸고, ‘액티브 헤드레스트’,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 ‘전자 제동력 분배 시스템(EBD)’ 등이 탑재돼 주행 안전성도 충실하다.

뛰어난 내구성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 실제 오스트리아에서 프리우스 택시가 100만km 주행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프리우스 택시 실물은 현재 서울시 교통회관에 전시돼 있다.

프리우스는 국토교통부 자동차 안전도 평가(2013) 종합 1등급을 획득한 것을 비롯해 美컨슈머리포트 ‘11년 연속 최고 친환경차(2014)’ 선정 등 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입증 받고 있다. 1997년 양산된 이래 누적판매대수가 300만대를 넘어섰다. 현재 미국,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택시로 운행되고 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택시 판매를 시작함과 동시에 현재 ‘개인 및 법인을 위한 하이브리드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단계적으로 애프터서비스(AS) 등에서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리우스 택시가 경쟁력 높은 상품성을 갖춘 것은 틀림없지만 시장에서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개인 택시업자 위주로 수요가 있겠지만, 법인택시 등을 포함해 업계 전반으로 판매가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꼽는 문제가 유류비를 포함한 유지비 문제. 연비가 좋긴 하지만 가솔린을 쓴다. 가솔린은 LPG처럼 유가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한다. 현재 가솔린은 ℓ당 1840원선이고 LPG는 104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LPG는 ℓ당 유가보조금(239.85원)을 제외하면 실제 비용이 800원 정도다.

연간 주행거리를 10만km로 가정했을 때, 프리우스 택시와 YF쏘나타 택시(도심 주행연비 8.1km) 연간 유류비로 각각 848만원과 988만원이 들어간다. 프리우스가 앞서지만 탁월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만큼 큰 차이는 아니다.

물론 전기로 구동되는 저속 구간을 감안하면 편차가 좀 더 커질 수는 있다. 그럼에도 택시 차량 교체 주기가 일반 승용차보다 짧기 때문에 효용 가치가 앞선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부품가격과 AS비용도 수입차라 열세다. 이에 더해 하이브리드 핵심인 전기 배터리까지 고려하면 유지비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차량 가격도 걸림돌. 택시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YF쏘나타 택시(1455만~1998만원) 보다 602만~1145만원 비싸다. 택시 가격에 민감한 법인택시 업체가 꺼릴 수 있는 대목.

업계 한 관계자는 “택시는 승용차와는 달리 잦은 주행으로 차량 교체 시기가 빠른 편이고, 수입을 내야하는 사업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차량 가격이 우선 고려될 수밖에 없다”며 “하이브리드지만 가솔린 엔진을 쓰기 때문에 경제성이 아주 좋은 게 아닌 만큼 프리우스가 한 동안 주목 받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수요를 이끌어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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